[캠퍼스를 거닐며] 시작은 누구나 서툴다 - 중대신문
최종편집 : 2017.9.25 월 15:38
인터뷰캠퍼스를 거닐며
[캠퍼스를 거닐며] 시작은 누구나 서툴다
오한솔  |  do._.sol@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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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3  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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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새로움, 3월, 새 학기. 듣기만 해도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시작은 오기 전부터 우리를 기대하게 하네요. 3월의 캠퍼스에는 시작에 들뜬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은 새로운 생활에 설렙니다. 새 학기를 맞는 재학생들도 마음을 새로 가다듬죠. 하지만 설렘도 잠깐, 막상 시작을 하니 설레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딘가 불안하고 외롭기도 합니다. 나만 불완전한건 아닐까란 걱정에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도 드네요.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서투름은 나만 느끼는 걸까요? 이번 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시작의 서투름을 다뤄봤습니다.

 

   
 김예림 학생(광고홍보학과 1)

"새내기 같지 않은 저와 인터뷰해도 괜찮나요?"

 

“개강 날 강의가 끝나고 짐을 챙기고 있는데 순식간에 모두 강의실을 빠져나가더라고요. 특별히 친한 친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누군가가 기다려줄 거라고 기대했나 봐요. 그 순간 가방을 들고나오면서 서러웠어요.”
-속상했겠어요.
“속상했죠. 한 번은 과 동기들과 한강에 술을 마시러 갔는데 조금 취기가 오르자 자연스레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 보고 싶어서 펑펑 울어버렸죠.”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자주 못 만나나 봐요?
“제가 제주도에서 왔거든요. 대학에 오면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졌죠. 서로 지역이 떨어져 있으니까 보러 가기가 쉽지 않네요. 앞으로도 학기 중엔 만나기 힘들 거란 생각에 더 슬프고 애틋해요.”
-대학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 되죠.
“대학에선 같은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 친해지긴 어렵더라고요. 반 친구 개념이랑 과 친구 개념이 전혀 다른 것 같아요. 사실 제 성격은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원래 성격은 어떤데요?
“원래는 말도 많고 쾌활했어요. 심지어 친구들에게 ‘관종’이냐는 놀림도 받기도 했을 정도로요. 복도에서 당당히 노래를 부르고 춤도 췄었죠. 그런데 정작 기대했던 대학에 와서는 제 성격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요.” 
-무엇을 기대했나요?
“대학에 오면 고등학교 때와 다르게 외모를 가꾸고 싶었어요. 그런데 절 보세요. 안경조차 벗지 못했잖아요. 심지어 헤어스타일도 그대로죠. 달라진 건 귀를 뚫었다는 것 정도?”
-옷으로 변화를 주는 건 어때요? 
“생각보다 옷 입는 게 힘들어요. 기숙사에서 입을 편한 옷만 챙기다 보니 추리닝만 챙기게 됐어요. 그런데 기자님! 저와 인터뷰해도 괜찮나요?”
-왜요?
“기자님은 파릇파릇한 새내기를 인터뷰하고 싶으셨을 텐데 저는 풋풋하지 않거든요.”
-충분히 매력적이세요.
“아니에요. 다른 새내기들은 염색이나 파마도하고 자기를 잘 가꾸는 대학생 같은데 저는 특별히 잘 꾸미지도 못하고 동기들과 말도 잘하지 못하는 것 같고….”
-아니에요! 영락없는 새내기 모습인걸요? 대학에도 새로운 즐거움이 있을 거예요.
“안 그래도 최근에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외로움은 좀 덜었어요. 선배들이 저를 많이 챙겨줬거든요.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고. 아무래도 동아리에서는 새내기가 짱인가 봐요.(웃음)”
 
 
 
   
 박수현 교수(전기전자공학부)

"공강이 어려운 건 교수가 돼도 마찬가지네요"

 
 
“가장 커다란 변화는 오랜 타국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거죠. 그리고 직업도 바뀌었어요. 회사원에서 교수가 됐거든요.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죠.(웃음)”
-새로운 시작의 연속이었네요.
“그렇죠. 대학원 시절 제 지도교수님을 많이 존경했었거든요. 그분과 같을 순 없겠지만, 교수라는 같은 위치에 서 있다는 게 설레네요.”
-적응해야 할 일도 많겠어요.
“갑자기 학생들을 가르쳐야 해서 20년도 된 케케묵은 책을 다시 봐야하죠. 적응할 게 정말 많아요. 회사는 조직생활이잖아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밥도 함께 먹죠. 그런데 학교에서는 교수님들과 학생들 모두 각자만의 삶이 있으니까 시간 대부분을 저 혼자 지내야 하더라고요.”
-신입생들이랑 비슷한 입장이시네요.
“고등학생은 쉬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다 정해져 있죠? 저도 회사에서 시간마다 할 일이 정해져 있다가 갑자기 모든 걸 결정하려니까 어렵고 두려워요. 교수가 돼도 마찬가지네요.”
-시작의 두려움도 언젠가는 무뎌질까요?
“저는 아니더라고요. 항상 새로운 변화는 두렵고 어떤 환경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떨려요. 대신 두렵고 떨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긴 해요. 더불어 발전해나가는 저 자신을 보는 재미가 있죠.(웃음)”
 
 
 
   
 최연 사장님(59)

"부딪히고 닳는 만큼 인생이 되더라고요"

 
“새해 목표요? 생각보다 계획대로 안 되고 있어요.(웃음) 최근에 카페를 열었는데 미숙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완벽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마치 서툰 글씨 때문에 새 다이어리를 망친 기분 있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썼던 부분들을 찢고 새로 쓰는 그런 느낌이에요.”
-시작이 설레기만 한 건 아닌가 봐요.
“아니죠. 완벽하게 잘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하면 설렐 텐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더 많아요.”
-새롭게 시작하는 건 어때요?
“부딪혀서 나는 상처도 인생이더라고요. 인생이란 건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답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조금 돌아가더라도 많이 경험해보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순탄하게 한 길만 가본 사람보다 열 개의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더 큰 점수를 낼 수도 있잖아요. 커피를 마시러 오는 학생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어떤 이야기요?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부딪히고 닳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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