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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본능
박종현 기자  |  pjh332@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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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11: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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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야기 하나
그 기원을 찾아
 
앞선 두 기사에선 판타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지금의 판타지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아직 하지 않은 물음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왜 그토록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논의는 그 의미가 퇴색할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한 이가 있습니다. 『스토리텔링 애니멀』을 쓴 조너선 갓셜입니다.
 
  갓셜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은 분명 스토리텔링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소설, 영화, 드라마부터 광고, 게임, 교육까지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정보는 독립적으로 떠다니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서로 이어져 이야기를 만들어내죠.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소비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왜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죠! 갓셜은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① 운동으로서의 이야기
  로마 시대엔 축구가 군사훈련을 목적으로 행해졌다고 전해집니다. 축구는 그 자체로 정말 재밌는 놀이인 동시에 신체를 단련해주기 때문이죠. 소설을 읽는 것도 이에 빗댈 수 있지 않을까요? 진화론적 문학 연구자인 브라이언 보이드는 ‘예술 작품은 정신의 운동장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소설은 우리의 뇌를 자극합니다. 이는 일종의 인지적 놀이로서 우리의 뇌를 단련시키죠.
 
  ② 예행연습으로서의 이야기
  이야기는 인생에 대한 예행연습일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은 더없이 소중한 연습 도구입니다. 전투기 조종사는 실제 조종석에 앉기 전에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거듭하죠. 시뮬레이션에선 조종사가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갖가지 극단적인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야기 또한 인생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 세계에선 배신과 모략, 사랑과 우정이 만발하고 이를 방해하는 온갖 말썽이 일어나죠.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닮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죠.
 
  ③ 사회 접착제로서의 이야기
  이야기는 유희를 위한 도구로써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종교의 신화적 서사나 국가의 역사를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그것이 사실을 기반으로 하든 안 하든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죠. 우리를 ‘우리’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집단을 향한 적개심을 가지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 집단의 이익을 향한 열렬한 투쟁을 유도합니다.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투쟁의 무기인 것입니다.
 
  갓셜의 주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이보다 더 많은 가능성과 예시를 제시하고 이와 함께 이야기의 미래까지 엿보고자 합니다.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한번 『스토리텔링 애니멀』을 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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