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공 벗어나 전공 탐색 기회 보장
광역화 모집 범위 모든 입학전형으로 확대

일부 학과 별도 모집으로 ‘쏠림 현상’ 막는다
전공 선택권 위해 ‘자유설계전공’ 만들 수도
 
1학년 공통 커리큘럼 방안
 
“가전공 이외의 전공에 대한 탐색이 불가능하며 이를 토대로 본전공을 정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에서는 소속 전공이 없어 수강신청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가전공을 부여했다. 그러나 1학년 과정에서 가전공의 커리큘럼을 따르다 보니 광역화 모집 학생들은 가전공 이외 전공을 탐색할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1학년 과정에서 가전공의 커리큘럼을 따르게 하지 않고 광역화 모집 학생을 위한 공통 교육과정을 마련할 경우 가전공의 문제점이 일부 해결될 수 있다.

  성균관대는 중앙대의 2016학년도 모집 방식과 유사하게 단대별로 계열 모집과 학과 모집을 병행한다. 성균관대의 계열 단위로 입학한 학생은 1학년 때 교양과목 위주의 공통 커리큘럼 과정을 따르게 된다.

  하지만 교양과목 위주로 1학년 과정의 공통 커리큘럼을 정하면 해당 학생이 복수전공 등 다전공을 수강할 경우 정규학기 내에 졸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1학년 때 전공과목을 듣지 않으면 2학년 이후로 이수해야 하는 전공 학점이 몰리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성균관대에서는 광역화 모집 학생이 주전공과 다전공, 필수교양을 모두 이수하려면 수강 가능한 학점을 초과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단대를 하나의 모집단위로 규정하는 방안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 시스템은 광역화 모집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의 격차를 만들어냈다.”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은 수시모집을 제외하고 정시모집과 재외국민특별전형에서 시행됐다. 입학전형별 학사 제도의 차이는 학생 간 이질감을 형성하고 학생 자치의 혼란을 일으켰다.


  모든 입학전형에서 단대를 하나의 모집단위로 규정해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이런 문제는 개선될 수 있다. 수시와 정시의 구분 없이 모든 입학전형에서 단대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면 광역 모집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 이질감이 생기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범위를 수시모집까지 확대할 경우 희망 전공에 진입하지 못하는 학생이 더욱 많아질 수 있다. 비선호 전공에도 일정한 정원이 배정돼야 하므로 원하는 전공에 진입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중앙대 광역화 모집의 가장 큰 문제였다.

  현재 가톨릭대는 입학전형과 관계없이 학과·부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철학전공, 사회학전공, 물리학전공 제외)하고 있다. 가톨릭대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일부 전공에 학생들의 지망이 편중돼 3지망 이하로 배정받는 학생도 있다”며 “심리학전공은 경쟁률이 워낙 높아 희망하는 학생들이 치열한 학점 경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선호도 높은 전공을 배제하는 방안

 

  “전공의 수업 개수와 시설에 비해 학생이 너무 많다.”

  지난 1월 16학번 광역화 모집 학생의 본전공 진입이 완료됐다. 본전공 배정 과정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 기존 학부 정원을 상당수 초과한 인원이 몰리는 ‘전공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전공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학본부는 단대 내 선호도가 높은 전공을 제외하고 나머지 전공들을 묶어 하나의 모집단위로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선호도가 집중된 일부 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전공에는 학생들이 고르게 지망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현재 이화여대가 이 방안과 유사한 모집 방식을 운영 중이다. 이화여대 인문과학대와 사회과학대는 각각 영어영문학부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를 제외하고 단대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본부는 이런 방안을 통해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시행하면 16학번 광역화 모집 학생의 본전공 배정 과정에서 있었던 전공 쏠림 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창일 교무처장(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일부 선호도가 높은 전공을 모집단위에서 배제하면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의 전공 쏠림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며 “사과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를 제외하고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시행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설계전공학부를 설치하는 방안
 
  “광역화 모집은 원하는 전공에 진입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이로 인한 학생들의 치열한 성적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제59대 서울캠 ‘SKETCH UP’ 총학생회는 지난 1월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 입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광역화 모집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서술형 질문에서는 ‘1지망이 아닌 전공에 배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는 답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본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체 입학 정원의 일부를 분리해 ‘자기설계전공학부’로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자기설계전공학부로 입학하는 학생은 어떤 전공이든 선택할 수 있으며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과목들을 이수해 자신만의 교과과정을 설계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 자유전공학부와 달리 독학, 실습, 연수 등 다양한 경로로 학습하는 실험적 형태의 학사제도를 구상할 수도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창의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학사제도 개선방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의 골자는 실험적인 융합전공 혹은 전공선택제의 도입으로 학생이 전공에 매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 내 두 전공이 모여 새로운 전공을 구상하거나 타 대학의 전공이 합쳐진 융합전공 운영도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