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학생 대표자들은 자정해야 한다. 나라가 대표자의 비성찰적 태도로 혼란을 겪는 이 때, 학생 대표자들 역시 안일함을 보이고 있다. 제59대 서울캠 ‘SKETCH UP’ 총학생회(총학)가 주최한 ‘성평등·반성폭력 교육’에선 성희롱에 대한 옹호 발언이 나왔다. 학생 대표자들이 주도하는 불편한 신입생 환영 문화 또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총학이 학생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한 것은 칭찬할 일이다. 총학 말마따나 많은 행사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학생 대표자들에게 성평등 의식과 반성폭력적 자세는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지만 순수하다고 다가 아니다. 교육에 임하는 총학 임원들의 태도는 미성숙했다.

‘단체 채팅방에서 성희롱 발언이 오갈 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라는 강사의 질문에 총학 소속 임원이 “환호한다”고 답했다. 어떤 문제의식도 보이지 않는 답변이다. 이에 웃으며 동조한 학생 대표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다수에게 사적인 성생활이 공개되고 희화화되는 일은 개인에겐 재앙이고 사회적으론 범죄다. 성희롱 등 부적절한 언행이 오고갈 때 이를 제재하고 문제로 공론화해야 하는 대표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논란을 대하는 총학의 자세도 아쉽다. 해당 사건 후 총학은 두 차례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사건 경위에 대한 부실한 설명과 반성 태도로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장난스럽게’, ‘몇몇의 인원’이라는 표현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해당 임원에 대한 징계와 후속 조치 또한 재교육과 인권센터 상담, 성평등 도서 열람 등에 그쳐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이뤄질지 우려된다. 전체 학생들을 대표하는 기구로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신입생 환영 문화도 변화해야 한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단체 채팅방에 숨어들어온 선배나 강제적인 행사 참여, 부적절한 게임 등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공동체 의식은 구시대적인 기만과 강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입생들의 빠른 적응과 진정한 교류를 도모할 수 있는 지성인다운 문화가 필요하다.     
 
  대표자라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누군가의 불편과 문제의식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비판에 대해 진중히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학생 대표자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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