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가 보여주지 못하는 것
  • 김희정 기자
  • 승인 2017.02.2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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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평가선 발전했지만
학생 만족은 낮아져

 
지난 2주 동안 본·분교 통합과 단일교지 승인 과정에서 있었던 전 대학운영진의 부정·비리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마음이 아팠던 두 주였습니다. 취재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전 대학운영진이 비리를 통해 중앙대 ‘발전’을 도모했다는 사실입니다.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중앙대라는 이름만 빼고 개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 나가도록 해야 한다.” 지난 2008년 박용성 전 이사장이 취임 당시 중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당시 중앙대의 핵심 과제는 눈에 띄는 발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법인이 대학 운영에 참여한 이후 대학본부는 신캠퍼스를 추진하고 본·분교를 통합하며 학문단위를 개편하는 등 큰 변화를 시도했죠.

  실제로 이런 개혁은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지난 2008년 이후 중앙대의 대학평가 순위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각종 대학평가 순위는 대학의 발전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죠. 지난 2008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중앙대 서울캠은 14위에 머물렀지만 양캠을 통합해 평가받은 지난해에는 7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각종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눈에 띄게 상승했죠.

  하지만 대학평가 순위가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진행하는 평가는 학내 구성원의 만족도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중앙대는 외부 평가에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며 많은 내부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죠.

  본·분교 통합 및 단일교지 승인을 이뤄냈지만 이내 전 대학운영진의 비리가 드러났고 결과적으로 교육부의 행정처분을 몇 차례 받아야 했습니다. 많은 학생이 불안에 떨었죠. 그 과정에서 생공대 대학원은 안성캠으로 입학정원을 이전하라는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중앙대는 여러 대학재정지원사업(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앞으로의 성과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전 대학운영진의 비리가 재정지원사업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수혜가 예정됐던 재정지원사업의 집행금 일부가 삭감됐죠. 올해 지원 예정인 LINC+ 사업에서도 감점 조치가 있을 예정입니다. 재정지원사업 유치는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대학본부의 결과 중심적 발전계획은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한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본·분교 통합에 따라 많은 안성캠 정원이 서울캠으로 이전됐습니다. 이후 지난해까지 안성캠 재학생 수는 2301명 줄어든 반면 서울캠 재학생 수는 3707명이나 늘었죠. 재학생 수의 급격한 변화는 서울캠 공간 부족과 동시에 안성캠 공동화 현상을 낳았습니다.

  각종 대학평가 순위는 상승했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져 버렸습니다. 발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생겼죠. 이제는 중앙대가 발전의 속도만을 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속도는 조금 느리더라도 학내구성원을 놓치지 않고 발전해나가는 중앙대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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