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만족도 향상될 것”
생활관 내 질서 유지 강화 필요
이번학기부터 서울캠 생활관에서 ‘룸메이트 선택제도’가 시행된다. 룸메이트 선택제도는 생활관에 합격한 학생이 신청 기간 내에 룸메이트 선택 신청서를 생활관 행정실에 제출하면 같은 호실에 우선 배정되는 제도다.
기존 서울캠 생활관은 호실을 무작위로 배정했다. 하지만 룸메이트와 생활 패턴이 맞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는 민원이 잦았다. 서울캠 생활관은 의견을 반영해 이번학기에 룸메이트 선택제도를 도입했다.
동일 건물 내에서만 신청 가능
룸메이트 선택제도를 이용하려면 ‘룸메이트 선택 신청서’를 생활관 행정실에 제출하면 된다. 신청 기간은 재학생, 편입생, 신입생이 각각 다르게 운영된다. 현재 재학생 입관자 중 총 210명이 룸메이트를 신청해 호실 배정이 완료됐다. 신입생과 복학생, 편입생은 오는 19일 자정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이 서로 다른 관생끼리 룸메이트를 원하는 경우 생활관 측과 상담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룸메이트는 ▲동일 성별 ▲동일 건물 ▲동일 인원 호실에 합격한 관생끼리만 신청이 가능하다.
학기 중 룸메이트 변경을 원하는 경우 신청 시기에 한해 상담 후 호실을 바꿀 수 있다. 단 여분의 호실이 존재하거나 변경하고자 하는 관생끼리 서로 합의가 된 경우에만 변동이 가능하다. 또한 룸메이트 신청을 원하지 않는 관생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호실과 룸메이트를 배정받으면 된다.
생활관 룸메이트 선택제도의 취지는 친밀도가 높은 관생과 동일 호실을 사용함으로써 생활관 만족도를 향상하는 데 있다. 새로운 제도를 통해 관생들은 생활방식이나 성격, 성향 등이 비슷한 룸메이트를 선택함으로써 룸메이트로 인한 불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룸메이트 선택제도를 신청한 문혜리 학생(국어국문학과 2)은 “냉·난방, 청소, 취침 등의 생활방식이 서로 다른 룸메이트와 배정됐을 때 함께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다”며 “룸메이트 선택제도를 통해 지인과 사전에 서로 생활 패턴을 맞춰 불편한 점을 원활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제도 강화로 부작용 막겠다
룸메이트 선택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서로 친한 룸메이트가 같은 공간에 지냄으로써 생활관 내 소음이나 음주, 흡연 등 규정 위반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 규정 위반 행위를 은폐해 적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캠 생활관은 오리엔테이션, 벌점, 생활관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생활관 질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4인실에 3명의 룸메이트 신청자와 룸메이트를 신청하지 않은 한 명의 관생이 배정된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나머지 한 명의 관생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생활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캠 생활관 조정희 차장은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담을 통해 룸메이트 변경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생활관 룸메이트 선택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만큼 아직 세부적인 운영방안과 전산시스템이 안정화되지는 않았다. 또한 룸메이트 매칭 작업과 호실 변경자 민원 처리 등 업무 발생으로 인해 생활관에 추가적인 행정력이 요구된다. 생활관은 관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시스템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성캠 ‘호실신청 제도’와는 달라
안성캠 생활관은 지난학기 ‘호실신청 제도’를 폐지했다. 호실신청 제도는 관생이 선호하는 호실을 신청해 선착순으로 방을 배정받는 제도로 수강신청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성캠 생활관이 지난 2010년부터 이어온 제도를 폐지한 이유는 ▲과도한 경쟁 ▲서버다운 ▲복학생 호실신청 불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역차별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안성캠 생활관 장지훈 과장은 “선착순으로 호실을 신청하면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민원 제기가 많았다”며 “전산으로 신청을 받다 보니 오히려 생활관이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호실신청 제도의 폐지원인을 밝혔다.
새로 시행되는 서울캠의 생활관 룸메이트 신청제도와 지난학기 폐지된 안성캠의 호실신청 제도는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서울캠 룸메이트 신청제도를 통해 호실을 배정받는 과정에서 선착순이나 특정 호실 몰림으로 인한 격차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조정희 차장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안성캠과 타대 생활관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꾸준히 관생들의 의견을 받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