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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초침은 멈추지 않는다물리학에서 바라본 시간
주보배 기자  |  bobe@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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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5  12: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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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에선
경험할 수 없는 시간 여행 

그러나 가능성의 
문은 열려 있다
 
우리는 혁명에 가까운 과학의 발전으로 과거 상상에 머물렀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해왔다. 비행기를 이용한 다른 대륙으로의 여행과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통화는 모두 인간의 상상에 머물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 여행’ 역시 먼 미래에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물리학계 전문가들에게 물리학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상에는 수많은 시간이 존재한다
  고전 물리의 대표자인 아이작 뉴턴은 절대적인 시간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저서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절대적이고 참되며 수학적인 시간은 그 어떤 외적 힘과 상관없이 그 본질에 따라 균일적으로 흐른다’고 말했다. 우주에는 절대적인 ‘하나의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현민 교수(중앙대 물리학과)는 “뉴턴은 빛처럼 굉장히 빠른 속도가 아닌 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경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아인슈타인 등장 이전까지 거의 정설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등장 이후 과학계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혁명적으로 변화했다. 그는 우주에는 관측자마다 제각기 다른 시간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 이후 과학계에서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으로 인해 시간은 관측자의 ‘속도’에 따라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예를 들어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의 열차의 맨 앞칸과 맨 뒷칸에 벼락이 ‘동시에’ 쳤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ktx 의 밖에서 이를 관측한 A와 ktx 안에 탄 B는 두 벼락이 친 시간을 서로 다르게 인식한다. 열차 밖에서 본 벼락은 ‘동시에’ 쳤지만 열차 안의 B가 볼 때 벼락은 앞칸에 먼저 떨어지고 뒷칸에 나중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열차가 앞으로 빠르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열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A와 B는 벼락이 친 시간을 서로 다르게 인식한다. 한 개의 동일한 사건을 서로 다른 기준에서 보면 서로가 느끼는 시간에 대한 인식은 달라진다. 이와 같은 현상을 동시성의 상대성이라고 부른다.
 
  또한 아인슈타인 이후 과학계에는 빛의 속도는 일정하므로 이는 시간의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널리 인정됐다. 그런데 빛은 시공간이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빛의 속도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다름 아닌 중력이다. 이창환 교수(부산대 물리학과)는 “아인슈타인으로 인해 물체마다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는 물체가 놓인 시공간의 상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 있을 때는 머리 꼭대기의 시간과 발가락의 시간 역시 서로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머리 꼭대기는 중력의 힘이 발가락 보다 덜 미치기 때문이다. 
 
  물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각각의 개별적인 원자들 역시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 이창환 교수는 “우리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세계의 시간과 인간세계의 시간은 명백히 다르다”며 “다만 각각의 시간 차이가 인간의 감각기관으로는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위의 ktx 예시에서 A와 B라는 관측자가 있던 ‘좌표계’에 따라 시간을 인식하는 것이 달라졌다. 즉, 시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공간적 개념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현승준 교수(연세대 물리학과)는 “아인슈타인이 과학계에 큰 반향을 몰고 온 이유는 시간과 공간을 함께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물리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구별하지 않고 시공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시간 여행, 불가능의 원리
  대다수의 물리학자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먼저 과거로의 여행은 인과관계를 어기는 것으로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 현승준 교수는 “만약 과거로 갈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과거로 간 A가 우연히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A의 존재는 모순이 된다”며 “이는 인과율에 의한 것으로 인과율은 물리학의 기본 가정이다”고 말했다.
 
  김형도 교수(서울대 물리학전공)는 시간의 방향성을 ‘엔트로피’와 연관 지어 설명했다. 엔트로피는 ‘무질서한 정도’로 자연에서는 항상 증가할 뿐 감소하지 않는데 이를 ‘열역학 제2법칙’이라 부른다. 시간 역시 엔트로피와 마찬가지로 항상 미래를 향해 증가할 뿐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로의 여행은 열역학 제2법칙으로 인해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는 특수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효과로 인해 다른 사람의 미래를 ‘목격’할 수 있다. 시간지연효과는 아주 빠르게 움직이거나 아주 큰 중력을 가진 블랙홀 같은 곳으로 여행하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현승준 교수는 “예를 들어 굉장히 빠른 우주선을 타고 갔다가 20년 후 지구에 돌아와 보면 지구의 시계로는 40년이 지나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영화 <백투더퓨처>에서처럼 인간이 원하는 시점의 미래로 직접 이동하는 것과는 명백히 다른 이야기다. 
 
 

 

 

 

 

 

 일러스트 김수정

                                                                                   

  시간 여행을 가능케 하는 가설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웜홀(Worm hole)’이다. 웜홀은 두 개의 시공간이나 동일 시공간의 두 지점을 잇는 시공간 자체의 좁은 통로를 의미한다. 또한 블랙홀과 같이 아주 중력이 큰 물질이 빠른 속도로 회전할 때 형성될 수 있다. 웜홀은 벌레가 사과의 한 쪽 표면에서 다른 쪽 표면으로 이동할 때 표면을 따라 이동하는 것 보다 파먹은 구멍을 뚫고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에서 착안됐다.(위 그림 참조) 

 
  웜홀의 위 쪽 입구를 빠르게 이동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시간이 지연된다. 아래쪽 입구에 비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이다. 아래쪽 입구를 출발해 시간이 지연된 위쪽 입구로 들어가서 다시 아래쪽 입구로 빠져나오면 출발 시점보다 과거가 된다. 반대로 지연된 위쪽 입구에서 들어가 아래쪽 입구 B로 향하면 미래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김형도 교수는 인간은 웜홀을 통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자 하나 정도는 통과할 수 있겠지만 의식이 있는 분자 이상의 생명체가 통과할 경우 강한 기조력에 의해 모든 성분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현민 교수는 웜홀이 존재할 수 있는 시공간의 존재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웜홀이 존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시간 여행의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물리학자들은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간 여행을 탐구하고 있다. 이현민 교수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로켓을 발명하거나 안정화되어 있는 웜홀의 후보가 직접 발견되면 시간지연효과를 통해서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리 밀너(Yuri Milner)라는 러시아의 부호가 ‘Breakthrough Starshot’이라는 외계 행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며 “프로젝트의 일환인 나노 우주선은 빛의 속도의 20% 속도를 낼 수 있고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20년 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빛의 속도에 근접한 우주선의 개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는 외계 생명체가 설정해놓은 5차원의 공간에서 과거의 자신을 보게 된다. 이창환 교수는 <인터스텔라>에서의 쿠퍼처럼 5차원 이상의 문명을 지닌 외계 생명체의 도움으로 시간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차원에 사는 우리는 4차원 이상의 공간을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간을 컨트롤 할 방법이 없다”며 “새로운 차원에 사는 이들이 설정해 놓은 범위 안에서는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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