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청춘, 밥은 먹었어요? 식사는 거르지 말고 꼭 해요. 한국인은 밥심이잖아요. 유학생 여러분도 타지에서 든든하게 챙겨 먹는 것 잊지 마세요! 이번주 청바지 키워드는 따뜻한 밥이 올라가는 ‘식탁’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의 식사를 챙겨주기 위해 학생 식당에서 봉사하는 강진구 학생과 건강한 고기반찬을 제공하기 위해 축산을 공부하는 임진혁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식탁에 우리 함께 앉아볼까요.
 
 
봉사는 거창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십시일반이라는 사자성어 아시나요?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는 쉽다는 말인데요. 이번주 첫 번째 청춘은 배식 봉사를 통해 마련한 식권을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십시일밥’이라는 봉사단체를 중앙대에 처음으로 도입시킨 강진구 학생입니다. 십시일밥을 통해 2016년 6월 24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대학생 1430명이 1만5160시간을 모아 2만5203장의 식권을 전달했다네요. 더 자세하게 들어볼까요?
 
  -공강 시간에 봉사하고 받은 식권으로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계신다고요!
  “기자님은 공강 시간에 뭐 하시나요? 십시일밥은 공강 시간에 봉사를 하는 단체예요. 교내 식당에서 배식이나 세척 등의 봉사를 하고 일한 급여를 식권으로 받아요. 그리고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식권을 전달해 그들이 돈 걱정 없이 밥을 먹도록 도와주는 거죠.”
 
  -공강 시간에 봉사라니, 정말 좋은 발상이에요.
 
  “예전부터 막연하게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하지만 바쁜 일들 때문에 속으로 다짐만 하고 넘기기 일쑤였죠. 그렇게 핑계만 대면서 미루다가 문득 ‘여기저기에 나 같은 사람들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사를 계속 나중으로 미루는 사람들이요. 그런 중대생들이 공강 시간에 틈을 내어 봉사할 수 있도록 십시일밥을 중앙대에 도입시켰죠.”
 
  -다짐한 일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처음엔 막막한 마음으로 학생식당을 무작정 찾아갔어요. 총무팀 과장님부터 행정부총장님까지 만나 뵙고 직접 발로 뛰면서 설득했어요. 학교에서 승인을 받은 뒤에는 봉사자 모집부터 홍보까지 혼자 도맡아서 시작하게 됐죠.”
 
  -마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 같네요.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봉사단체를 기존에 알던 지인들로 구성해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일이 수월해지긴 하겠지만 제 주변 사람들로 한정되어 운영될 테니까요. 덕분에 약대, 자연대, 공대 친구들과 함께 인연을 맺을 수 있었어요. 욕심내길 잘했죠. 이 기회가 아니면 제가 언제 이런 친구들과 어울려보겠어요.(웃음)”
 
  -덕분에 값진 인연을 쌓게 되셨어요!
  “의지를 갖고 찾아온 친구들이다 보니까 더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요일마다 담당자를 정해서 정오부터 2시까지 배식과 식기세척봉사를 해요. 식당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다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일하죠.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어요. 그렇지만 이 땀으로 밥을 먹지 못하는 친구들의 식사를 챙겨줄 수 있다는 보람에서 오는 힘 덕분에 또 다음 봉사를 기다리게 돼요.”
 
  -식권은 어떻게 전달되나요?
  “저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인데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봉사 후 받은 식권을 한양대에 있는 십시일밥 본부로 보내고 본부에서 신청한 학생에게 직접 우편으로 전달하는 방법이에요. 두 번째 방법은 중앙대 서울캠 학생지원팀에 전달하는 방법인데요. 학생지원팀에서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신청을 받고 몇 명이 신청했는지 알려주면 저희는 그만큼의 식권을 학생지원팀으로 보내드려요. 그 후에 그쪽에서 직접 학생들에게 식권을 전해주죠. 봉사자들은 누가 식권을 받는지 절대 알 수가 없어요. 알아서도 안 되고요!”
 
  -참 좋은 취지의 봉사네요. 응원하고 싶어요, 십시일밥!
  “저는 봉사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마음으로 공익을 위해 내 시간을 사용하는 행동 전부가 봉사니까요!”
 
  -진구씨 정말 선량한 사람이네요.
  “사실 전 화가 많은 사람이에요. 기본적인 것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속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죠. 얼마 전엔 한 여고생이 여성용품을 살 돈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사용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최소한의 인간적 조건은 커피나 맥주처럼 ‘나 안 먹을래’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두가 당연하게 기본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안에서 정의가 부글부글 끓어서 그런지 속이 참 따뜻하시네요.
  “외롭고 힘든 친구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십시일밥에 그치지 않고 졸업 전에 다른 부분의 기본적인 것들에도 도움을 주는 단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어요. 중앙대에 새로운 봉사문화를 만들어내고 싶거든요.”
 
  -그렇다면 졸업 후에는 봉사의 길을 걷고 싶은 건가요?
  “조금 의외일 수도 있지만 저는 투자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 봉사와는 이미지가 완전 반대죠?(웃음) 봉사는 직업으로 삼지 않아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마치 공강 시간에 짬을 내어 봉사하는 십시일밥처럼요.”
 
  -앞으로도 그 목적지를 향해 청춘답게 달려가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해요. 사실 예전엔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남과 비교하며 정말 바쁘게 살았죠. 그런데 다들 각자만의 다양한 달리기 트랙을 갖고 있더라고요.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도 제 트랙이 어떤 형태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목적지를 잡았으니 다른 사람의 속도는 신경 쓰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끝까지 달려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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