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디바비디부!” 머릿속의 상상이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처럼 눈앞에 ‘뿅’하고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것이 무엇이든 아마 무척 황홀한 기분일 거예요. 이번주 청바지 키워드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창조’입니다. 자신의 꿈에 이야기를 담아 공예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공예쟁이’ 박선민 학생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타고 싶었던 상상 속 자동차를 직접 디자인하는 ‘자동차광’ 이재민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그들의 상상이 실현되는 장면을 함께 구경하실래요?
 
사진제공 박선민 학생
디자인의 시작은 ‘나’에서부터
작업시간은 제게 꿈꾸는 시간이에요
 
중앙대 공예전공에는 예전부터 흘러오던 전설이 하나 있습니다. 그 전설은 바로 ‘공예전공 동아리는 3년을 넘기지 못한다’인데요. 혹시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런데 이번주 첫 번째 청춘인 박선민 학생이 이 징크스를 처음으로 깨뜨렸다고 해요. 꿈을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동아리, ‘D.raft(Design&Craft)’의 3대 회장 박선민 학생입니다.
 
  -공예전공 동아리의 징크스를 깼다고 들었어요!
  “지금이 딱 3년째인데 내년까지 이어지게 됐거든요. 물론 전통 있는 동아리가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공예전공의 안타까운 징크스를 깨게 된 것은 정말 기뻐요.”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겠어요.
  “맞아요. 신생 동아리들에는 지원이 적기 때문에 여기저기 발로 뛰면서 도움을 구해야 하죠. 그래서 D.raft는 교수님과 강사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예를 들어서 실제로 공예 사업을 하시는 강사님의 판매용 도마를 저희가 직접 사포질하고 기름을 칠하며 마무리 작업을 도와요. 그리고 그 인건비로 동아리를 운영하죠. 다른 선배들도 동아리를 위해 끊임없이 관심을 쏟아주셔요. 늘 감사하죠.”
 
  -동아리에선 어떤 활동들을 했나요.
 D.raft에서 직접 제작한 공예품들
  “섬유, 금속, 도자, 목공 이렇게 네 분야의 공예품들을 만들어요. 그리고 플리마켓과 디자인 페어에도 참가하죠. 지난여름, 유난히 더웠던 날에 신촌에서 진행된 플리마켓에 참가했던 적이 있었어요. 학교가 아닌 곳에서 진행한 첫 번째 플리마켓이었는데 학생이 아닌 외부 소비자를 직접 만나면서 공예에도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디자인에 대한 가치관이 좀 변하게 됐죠.”
 
  -디자인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다니요?
  “원래 예술은 수학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완벽하다고 생각한 작품이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별로라고 생각했던 상품이 선택받는 것을 보면서 예술엔 정답이 없는 게 아니라 ‘여러’ 답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답들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접근하는 태도를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갖게 됐어요.”
 
  -동아리에 들어간 게 신의 한 수였네요.
  “그렇죠. 사실 기존 D.raft는 선배가 후배를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동아리원을 모았어요. 저는 처음엔 스카우트 당하지 못한 학생이었죠.(웃음) 그런데 어느 날 저도 공동체 생활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리고 저희 학년 중 유일하게 자원을 해서 동아리에 들어간 사람이 됐죠.”
 
  -그런데 회장까지 되셨네요. 열정이 넘치는 게 눈에 띄었나 봐요.
  “동아리 활동에 모든 에너지를 쏟으니까 티가 났나봐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너무 정이 들어버려서 끝날 날을 생각하며 혼자 벌써 섭섭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오는 12월에 개최될 디자인 페어를 위해 또 온 힘을 다해 달려야겠죠? 개인 작품에도 소홀해선 안 되고요. (웃음)”
 
'꿈의 경계에서 헤엄치다'
  -개인으로서는 어떤 작품 활동을 하셨나요?
  “저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해서 작품 안에 의미를 담으려고 해요. 올해의 제 콘셉트는 ‘꿈’이에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작품을 만드는 시간은 꿈을 꾸는 시간이 되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탄생한 공예품이 ‘꿈의 경계에서 헤엄치다’예요. 바닥면을 경계로 그 안은 꿈속이고 사이에서 헤엄을 치며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죠. 이렇게 작품에 이야기를 담으면 관객과 소통을 하게 돼요. 그 점이 특히 매력적이라 자꾸만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작품으로 소통하는 작가가 되고 싶으신 건가요?
  “음.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졌어요. 예술을 떠날 수는 없겠지만 마케팅이든 기획이든 봉사든 다양한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나’에서부터 시작되는 예술도 계속하면서요.”
 
  -‘나’에서 시작되는 예술이라니요?
  “내가 사랑하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그것을 작품에 반영하는 거죠. ‘나’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디자인을 출발시키는 거죠. 솔직한 나를 보여주고 전할 수 있는 예술과 디자인을 계속하고 싶은 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역시 청춘답네요.
  “청춘이라…. 청춘은 아파요. 그런데 아프지만 그걸 견딜힘이 있어요. 조금 진부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힘들고 실패해도 우린 이겨낼 수 있어요. 우린 청춘이니까요! 그래서 저도 남들 눈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것에 맘껏 도전하려고요. 이런 멋진 청춘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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