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캠퍼스에는 낯선 풍경이 종종 목격되곤 한다.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오래된 동문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되고, 학내에서 8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벌이는 광경들 말이다.
근래에 들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광경을 목격한 지도 오래된 듯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총학생회(총학)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였다. 학생들은 민주주의적 선거방식을 통해 선출된 대표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주길 기대했을 터다.
 
  하지만 양캠 총학의 목소리는 매번 너무 작았다. 故 백남기 동문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달 26일 발표된 양캠 총학생회의 시국선언문은 조롱거리가 됐다. 그동안 학외 사안에 대한 소극적인 대처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동안 학생자치에선 학외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안 된다는 무언의 금기 같은 것이 있었다. ‘운동권’ 딱지가 붙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면 아래 존재했던 학생들의 여론은 전혀 달랐다. 이번호 중대신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오히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총학을 원했다.
 
  양캠 총학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이전 총학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공약 이행률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히 서울캠 총학의 경우 재선거로 당선돼 임기가 7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물론 그들의 노고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 하지만 그 노고에 앞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학생들이 어떤 총학생회를 원했는가에 대한 총학의  역할론이다. 여론의 심층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아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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