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은 2016년 새롭게 출범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개 분야 중 4번째로 지구촌시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구촌시민 교육 프로그램(GCED)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정의에 따르면 지구촌시민이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구촌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인식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행동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고 또 창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전세계계의 많은 대학과 기관들에서 앞다투어 ‘지구촌시민증’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데 특성상 차이는 있지만 대개 2~4개의 지구촌 현안 관련 과목을 이수하고 1과목 정도의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학기 정도의 국외 인턴십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에게는 실제로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에 지구촌시민 인증을 표기해서 졸업 후 진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 대학이나 기관들에서는 이러한 지구촌시민 교육과 인증 프로그램이 도입되지 않았는데 지구촌 시민교육에 앞서 일반적인 시민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하여 우리는 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논의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윤리학과 법학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권의 개념도 오늘날처럼 명확하지는 않았는데 노예계급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배타적 개념이었습니다. 그 후 로마시대에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사유재산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할 필요가 생겨났고 중세와 근대를 지나면서 시민권은 단순한 소도시의 주거권에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은 사적소유권을 보장하는 근대적 자유주의 시민권으로 발전합니다. 
 
  19세기 후반 자본주의 시장이 계급 간 격차를 심화시키자 사회 계급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통하여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사회사상이 관심을 받으면서 사회계급론적 시민 사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급진적 자유주의 시민론에 대한 반향으로서 공동체 참여의식과 공공의 이익 도모가 시민성(性)의 중요한 요소로 강조됩니다. 나아가서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하는 페미니즘과 생태와 자연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코스모폴리탄 시민성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의 소외된 사람들이 겪고 있는 가난, 질병, 전쟁피해로부터의 보호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인 인권을 지켜주는 책임까지도 개별 국가의 헌법과 법률에서 시민성의 중요한 내용으로 포함되도록 하는 국제사회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시민 의식은 우리 자신의 인류애적인 책임이 되고 있는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촌 세계에서 우리를 더욱 빛나게 하고 또 필요로 하는 존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당신은 지구촌시민인가요?
 
 
백훈 교수
정치국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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