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박통과 최씨에게 기만당했다는 생각들어"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6.11.0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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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으로 분노한 학생들
"하야로 끝날 문제 아냐"
 
최근 ‘JTBC’의 ‘뉴스룸’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보도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갱신하고 있다. 또한 같은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인 ‘썰전’ 또한 최순실 게이트 특집으로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 지상파 예능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렇듯 최순실 게이트는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국 속에서 대학생들이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특별한 지점을 갖는다. 이에 중대신문은 지난 3~4일 양일간 실시한 설문조사(응답자 162명)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분노로 이어진 높은 관심
  이번 사안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평소에 정치적 사안에 관심이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 52명 중 약 98.1%(51명)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치적 사안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평소 정치적 사안에 관심이 있던 이들은 물론 없던 이들까지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는 김중현 학생(한양대 피아노과)은 “평소엔 친구와 정치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많이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이번 사안으로 인해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분노였다. ‘최순실 사건에 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느냐(중복응답)’라는 질문에 약 86.4%(140명)가 ‘분노’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절망감’이란 응답이 약 51.9%(84명)로 많았다. 이주연 학생(국어국문학과 4)은 “갈수록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기만당했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며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일이라 더 분노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대통령 및 특권층을 향한 배신감
  학생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가장 큰 원인은 사건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에 많은 이들이 분노한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중복응답)’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84.6%(137명)는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라는 점을 꼽았다. 김현아 학생(경영학부 1)은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 타인에 의해 움직였다는 점이 화가 난다”며 “국민이 행사한 투표권이 완전히 무시당한 기분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동민 학생(경제학부 1)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여러 문제가 있었다”며 “국민들이 이렇게 분노한 것은 단순히 최순실 게이트 때문이 아니라 이를 기폭제로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쌓여왔던 것이 터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행정 관리자들 및 권력계층이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다고 생각돼서’라는 응답이 약 76.5%(124명), ‘부적절한 경제 이득을 취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약 63.6%(103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지표는 곧 특권층에 대한 반감으로 드러났다. 송영훈 학생(문헌정보학과 1)은 “대학생들은 기득권층으로부터 우리가 힘든 이유는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말을 들어왔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들이 노력으로 성공한 게 아니란 것이 여실하게 드러나 배신감이 든다”고 밝혔다.
 
  ‘대학입시와 관련돼 있어서’란 응답도 약 35.2%(57명)를 차지했다. 최호진 학생(동물생명공학전공 3)은 정유라씨의 입학?수학과정 특혜는 대학과 관련된 일이기에 대학생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호진 학생은 “특히나 학사 비리는 여타 대학생들의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들었기에 많은 대학생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탄핵을 시작으로 더 나아가야
  다수의 학생들은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하거나 혹은 하야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오재호 학생(연세대 사회학과)은 “국정에 공백이 있는 게 부담돼 처음엔 탄핵 및 하야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과 계속해서 밝혀지는 사실들을 보니 차라리 대통령이 물러나고 다른 해법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승민 학생(심리학과 2)은 “현 대통령은 대통령이란 중책을 타인의 의지대로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런 대통령을 국민들이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통령의 탄핵 및 하야를 최종 목적지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김여훈 학생(사회학과 2)은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은 첫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여훈 학생은 “최순실 게이트는 단순히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이번 일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이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러온 정치참여
  학생들의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약 43.2%(70명)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정치참여 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이 사건과 관련한 정치참여 활동을 하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약 82.7%(134명)의 응답자가 ‘있다’고 답했다. 많은 학생들이 정치 참여를 했거나, 혹은 할 예정인 것이다. 
 
  평소 정치참여를 활발히 해오던 학생들은 최근 정치참여 양상이 기존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평소부터 집회를 자주 참가해왔다던 오재호 학생은 지난달 29일에 열린 촛불집회를 그 예로 제시했다. 오재호 학생은 “학교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했는데 처음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무관심하던 학생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이전과는 크게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정치참여 활동을 했다고 응답한 70명 중 절반에 가까운 약 42.9%(30명)는 평소엔 정치참여 활동에 관심이 없었다고 답했다. 지난 3일 시국선언 릴레이에 참여했던 최상아 학생(공공인재학부 3)은 “평소에는 정치참여를 해야겠다고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너무나도 믿기지 않는 이번 사건을 겪게 되며 처음으로 행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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