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혈의 중앙에서 시국을 외치다
  • 김풀잎 기자
  • 승인 2016.11.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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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800여 명 모여
의혈 정신 살아있다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분노에 찬 젊은이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외쳤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성난 민중의 노래)’이 중앙대 교정에 울려 퍼졌다. 비선 실세와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분노와 부끄러움, 참담함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지난 3일 오후 6시 서울캠 중앙마루에서 양캠 총학생회의 주도로 ‘중앙대학교 시국선언 낭독 및 촛불집회’가 열렸다.
 
  수많은 목소리로 자아낸 하나의 정신
  중앙대 릴레이 시국선언 낭독 및 촛불집회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리는 굿과 서예 퍼포먼스 ▲릴레이 시국선언문 낭독 ▲성난 민중의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약 팔백 명의 서울캠?안성캠 학생들은 한자리에 모여 두 시간 남짓한 행사 동안 촛불을 들고서 자리를 빛냈다. 이 모습은 ‘KBS’, ‘뉴시스’와 같은 언론기관에 의해 취재되기도 했다.
 
  전통예술학부의 창작음악앙상블 ‘본(本)’의 연주가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연주된 ‘푸리’의 작곡자 장민석 학생(연희예술전공 3)은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무가의 장단과 가락에 현대적 아이디어를 가미해 창작한 곡”이라며 “민주주의 정신의 죽음을 기리고 자리에 모인 학우들의 용기를 북돋고자 했다”고 말했다. 타악과 노래를 담당한 조봉국 학생(음악예술전공 3)은 연주 중 “하나된 중앙인의 살아있는 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화 전공 학생들은 서예로 ‘의혈중앙시국선언’이란 글씨를 썼다.
 
  릴레이 시국선언 낭독에서는 ▲단대 및 각 학문단위 회장 ▲동아리 회장 ▲양캠 총학생회장 등이 각각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을 릴레이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서울캠 박상익 총학생회장(공공인재학부 4)은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가령 사범대 황순제 학생회장(체육교육과 4)은 “정유라의 무책임한 학교생활은 학생들에게 자괴감을 줬다”며 “미래의 교육자로서 교육부의 행동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언을 마친 건축학전공 강영구 학생회장(3학년)은 “들리지 않는 벽에 소리를 지른 느낌이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양캠 총학생회는 지난달 26일 공동으로 발표한 것과 다른 새로운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수정 이유에 대해 박상익 총학생회장(공공인재학부 4)은 “이전 선언문 완성도에 대한 학우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국선언문에서는 의혈인의 분노를 드러내 현 사태의 책임을 촉구한다는 것이 강조됐다. 또한 안성캠 총학생회는 주권자로서 헌법 수호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표명했다. 양캠 총학생회장의 낭독 중 학생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의혈 중앙’을 따라 외치기도 했다. 
 
  시국선언은 성난 민중의 노래를 합창하며 마무리됐다. 노래를 선창한 박광식 학생(성악과 4)은 “혁명의 노래를 중앙인이 함께 부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총학생회장은 행사가 마무리되자 “현 박근혜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만큼 많은 수의 학생들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옥 총학생회장은 “안성캠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통해 시국을 표현했다”며 “시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정신이 드러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혈은 모두에게 흐른다
  학생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박근혜 사형’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 또는 소속된 곳의 깃발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깃발을 들고 나온 이정호 학생(일본어문학전공 2)은 “현 시국에 저항하는 주변 학우들을 보며 용기를 내 나왔다”고 말했다. 선언문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학생들의 박수 소리는 시국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를 짐작하게 했다. 박현수 학생(식품공학부 1)은 “이번 시국선언에 동참함으로써 정치적 사건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행동으로 옮겨봤다”고 밝혔으며 김민주 학생(패션디자인전공 1)은 “양캠 합동 진행으로 규모와 영향력이 커졌다”고 봤다. 
 
  한편 이정민 학생(국어국문학과 1)은 “굿이라는 소재가 타 학교에서 먼저 이뤄진 것으로 독창성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민주 학생(시각디자인전공 3) 또한 “선언문과 퍼포먼스 내용의 도전성이 부족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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