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酷寒으로
얼어붙은 강은
나룻배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밑으로
밑으로 낮고도 조용히 흘렀다
얼어붙은 강 위로 눈이 내리고
발자국이 쌓여 갔다
나는 아이들과 강 한 귀퉁이를 헐어
낚시를 했고,
삭풍에 야윈 갈대밭을 더듬어
철새들은 둥지를 틀고
눈뜨지 않은 봄을 꿈꾸며
종일토록 뜨거웠다
비밀스레 흐르는 강물
속에서 간간이 잉어가 올라오고
우리들은 불을 피웠다
설익은 노을에 밀려
집으로 돌아오면
바람에 재잘대는 양철지붕 아래로
서두른 별처럼
날선 고드름을 꺾으며
겨울방학도 조금씩 잘려나갔다
江은
서서히 몸 풀어
쌓인 발자국 지우며
흐
르
고, 봄이 왔다
눈꽃 떨어진 자리에
상처처럼 새순이 돋았다
세월의 물결로 밀려난 내 삶은
외각으로 묶여
앙금처럼 이끼만 쌓여가고
기억은 물살에 조금씩 깎여 나가는데
아득하게 멀어진 추억이
地上에서 고이 잠들지 아니하고
스산한 물안개를 피워 올려
흐린 망막을 적신다.
[제9회 의혈창작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소양강, 1985
- 기자명 중대신문
- 입력 1999.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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