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가 됐다. 주야불문으로 나라를 근심하던 분들의 탄식이 언론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입학 의혹을 시작으로,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관련 인물들 사이의 여러가지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현재 JTBC는 최순실의 개인 태플릿을 공개함으로써 최순실이 대통령의 연설 문서, 남북 극비 정보, 심지어 대통령의 옷을 직접 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애통한 것은 대통령의 측근들이 그녀의 행동을 침묵했다는 것이다. 그 대가로 최순실을 등에 업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대기업을 통해 어마어마한 출연금을 얻었고, 유흥업소에서 최순실을 만난 고영태는 더블루k의 이사 자리를, 최순실의 단골 마사지센터를 운영하던 정동춘은 k스포츠재단의 이사 자리를 받았다. 이처럼 최순실은 자신이 쉽게 부릴 수 사람에게 높은 자리를 주고, 권력을 남용하였다. 이에 수많은 여론과 국민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나는 이번 사태를 마냥 비판할 수 있을까. 나는 빵집에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나와 같이 일하는 한 직원은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통학하며 일과 과제, 공모전을 병행하고 있었다. 학교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찼던 나는 그 직원을 통해 삶의 무게감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직원이 상습적으로 매장의 현금을 절도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동안 매장을 마감할 때 내게 남은 빵을 준 이유가 사실은 본인이 빼돌린 매출을 감추기 위함이란 것도 알게 됐다. 남은 빵은 본사로 보낸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빵을 줄 때마다 그는 ‘비밀이다’고 말했다. 나는 달콤한 빵이 든 봉투 손잡이를 잡으며 그 말을 넘겼고, 어리석게도 그를 신뢰했다. 결국 그의 범행이 드러남에 따라 나는 달콤했던 퇴근길에 대한 대가로 좌절감을 맛보게 됐다.

  달콤한 말에 저항했어야 했다. 그리고 다른 직원들에게 그의 행동을 숨기지 말아야 했다. 그랬다면 그는 나를 아군이라 생각하지 않고 경계했을 것이며 비록 빵은 얻지 못했겠지만 매장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겪은 사건과 최순실 사태가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최순실’이란 이름으로 국가가 흔들리지만 사실 대한민국을 흔드는 건 사회에 만연한 관조적인 태도다. 저항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법에 어긋난 행동이며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은 용납될 수 없다.
 
  나는 이 사건을 비판하기 전에 내가 살아왔던 태도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형성해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검찰은 최순실 사태를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절대 ‘달그닥, 훅’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김희선 학생
디지털이미징전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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