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빙상 덕후’라고 들어보셨어요? 요즘엔 다양한 덕후들이 많은데 아마 ‘빙덕’은 생소하실 것 같네요. 이번주 두 번째 청춘은 빙상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이하은 학생인데요. 국제대회를 널리 널리 알리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대요. 유쾌한 청춘을 함께 만나봅시다.
 
 
  -빙덕은 처음 봐요! 반가워요.
  “아무래도 빙상경기를 깊게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겠죠?(웃음) 사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동생의 옆에서 곁눈질로 보다가 쇼트트랙 이정수 선수에게 빠져서 빙상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빙상 경기 자체에 빠지게 됐고 대한빙상경기연맹 서포터즈까지 하고 있죠.”
 
  
 
-빙상경기가 왜 좋으신 건가요?
  “육상경기와 다르게 바닥과의 마찰이 적어서 속도가 빠르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TV에서 보는 것과 실제 눈으로 볼 때는 느낌이 확 다르거든요. 500M를 몇 초 만에 훅훅 달리는 선수들을 보면 마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죠.(웃음)”
 
 
  -시원함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아요. 경기를 실제로 보려고 서포터즈를 시작하신 거예요?
  “그런 목적은 아니었고 처음엔 그냥 취미생활의 하나로 시작을 했죠. 그렇지만 실제로 서포터즈를 하면서 경기를 직접 볼 기회가 많아져서 더 빙상경기를 좋아하게 됐고요. 1기 활동을 마치고 이번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를 위한 서포터즈 2기까지 합격한 상태예요.”
 
  -서포터즈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쉽게 말하자면 홍보를 하고 경기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죠. 홍보 영상 제작부터 포스터·홍보물 제작 및 배부는 물론이고 선수들 도핑테스트까지 해요. 빙상경기 특성상 정빙시간이 많은데 저는 주로 그 시간에 이벤트를 진행했죠. 관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그리고 경기를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요.”
 
  -빙상경기와 관객들을 가깝게 해주는 역할을 하셨네요!
  “그게 서포터즈의 역할이에요! 관객과 빙상경기를 가깝게 해주고 그사이에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거죠. 사실 다른 스포츠 종류와 비교하면 빙상은 유명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팬층이 두꺼운 편도 아니니까요. 조금 더 친근하고 가까운 종목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서포터즈가 열심히 홍보하고 활동하는 거예요. 관객과 연맹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서 둘이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 거죠. 정말 의미 있지 않나요?(웃음)”
 
  -그럼 앞으로 그런 스포츠마케팅 관련 일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처음에는 취미생활로 시작했기 때문에 진로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어요. 제 꿈은 법조인이거든요. 그런데 이 활동을 하면서 꿈이 조금 바뀌었어요. ‘스포츠 관련 법조인계의 일인자’가 되는 게 지금 목표가 됐죠.”
 
  -취미생활을 하다가 새로운 꿈을 찾게 된 거네요.
  “그렇죠! 사실 법을 공부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독서실에서 가만히 공부만 할 것 같은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전 그런 인식에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취미생활을 했는데 주변에서는 ‘너 뭐 하고 다니는 거냐,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라며 압박을 줬어요. 그래서 빙상 덕질을 멈췄었죠.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나고 다른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결국 다시 빙상 덕질을 시작했고 이 분야와 내 진로를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 고민의 결과가 스포츠 관련 법조인인 거군요!
  “네. 사실 스포츠선수들은 연습하고 실력 키우기에 바빠서 이런 부분을 챙기는 데 어려움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아직 이 분야가 구체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선수들을 위한 법의 틀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적어도 몰라서 피해받는 상황이 없도록, 그들이 경기와 연습에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얼음장에서 어떻게 이런 따뜻한 생각을 하셨어요. 멋지네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해요. 사실 이런 국제경기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점이 참 속상해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주류 종목과 스타 선수들에게만 이목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뒤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외로운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제 인터뷰를 통해 중앙인들도 국제경기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성공한 덕후’시네요!
  “맞아요. 세상에, 제가 이정수 선수랑 대화도 하고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좋아하는 걸 놓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니까 이렇게 좋은 날도 오나 봐요. 하하. 곧 있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로 슬슬 바빠지겠지만 또 얼마나 재밌을지 걱정보다 기대가 더 많이 돼요.”
 
  -앞으로의 진로에서도 성공한 덕후가 되시기를 응원할게요!
  “고맙습니다! 고민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기가 청춘이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좇아가다 보니까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듯이 좋아하는 것에 푹 빠질 수 있는 것이 청춘의 특혜라고 생각해요.(웃음) 앞으로 제 앞날이 빙판길처럼 마찰 없이 쭉쭉 펼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마치 빙판 위에서 쌩쌩 달리는 선수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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