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혐오가 도를 넘었다. 특히 단체 채팅방이라는 공간에서 행해지는 여성혐오는 학생 사회에 퍼져있는 젠더 의식의 미성숙을 여실히 드러냈다.
 
  서울대, 고려대에 이어 서강대까지 국내 대학 곳곳에서 여성혐오성 발언에 대한 신고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학에선 이에 대처하기 위해 대응본부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응본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다.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부분도 있다. 교수 사회 역시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주 중대신문이 중앙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강의 중 교수로부터 부적절한 언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106명 학생 중 약 48.1%(51명)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제시한 사례 중에는 입에 담기 힘든 심각한 수준의 여성혐오성 발언도 존재했다. 이는 교수 사회에서도 여성혐오가 없지 않음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은 대학 내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선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학본부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머리를 맞대고 혐오 근절을 위한 학칙을 제정해 제도적으로 혐오에 대항하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이번학기 인권학칙 제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성평등위원회(성평위)와 인권센터가 학칙 제정을 준비 중이다. 학칙 제정은 대학 내 혐오 근절을 위한 첫 발걸음이 될 수도 있다. 성평위와 인권센터는 성공적인 첫걸음을 위해 다양한 단위에서 의견 수렴을 진행해 실효성 있는 학칙을 제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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