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다각화로 경쟁력 제고
직무 관련 스펙으로 취업 노려

 

최근 다양한 기업에서 채용 시‘인문학적 소양’을 중요 평가 요소로 지목하면서 인문학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문계열 전공자를 향한 사회적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중대신문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열 학문단위에 대해‘취업 안 되는 학과’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문계열 학생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인문계열 학생에 대한 냉랭한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학생은 다른 단대로 전과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 인문계열 전과생 39명 중 38명이 비인문계열 학문단위로 전과했다. 인문계열 내에서 이동한 학생은 1명뿐이다. 인문계열 학생 총 2002명 중 다른 단대로 전과한 학생은 약 1.89%의 비율이다. 반면 비인문계열 학생 총 2만1424명 중 인문대로 전과한 학생은 18명으로 약 0.08%였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다른 단대로 전과를 결정한 이유는 취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지난학기 철학과에서 문헌정보학과로 전과한 정수환 학생(문헌정보학과 3)은 “인문대에서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게 아무래도 힘들다”며“직업적 전문성을 얻을 수 있는 학문을 전공하기 위해 전과했다”고 밝혔다.

  복수전공에서도 타 계열을 향한 인문계열 학생들의 움직임은 두드러졌다. 지난학기 비인문계열 단대의 학문단위를 복수전공하는 인문계열 학생은 인문대 재학생의 약 10.6%이었다. 반면 비인문계열 단대 학생 중 인문계열의 학문단위를 복수전공하는 학생 비율은 약 0.9%를 기록했다. 인문대에서 다른 단대를 복수전공하는 경우에 비해 다른 단대에서 인문대를 복수전공하는 일은 드물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복수전공으로 타 계열을 선택한 데는 취업의 영향이 컸다. 광고홍보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정현지 학생(국어국문학과 4)은“취업하고자 하는 분야와 전공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며“취업 희망 분야에 대한 직무 이해도를 높이려복수전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다. 중앙대가 시행하고 있는 융합전공의 문화콘텐츠전공은 인문학이 지식정보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인문학에 사회과학·예술·공학을 접목시킨 전공이다. 지난학기 기준 문화콘텐츠 전공자는 약 800명이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인문계열 학생이다.

  하지만 문화콘텐츠전공에 대한 대학본부의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신규 교과목 개발과 담당 전공교수 고용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전공 박경하 주임교수(역사학과)는“문화콘텐츠전공은 수강생의 주전공이 가진 특성에 문화콘텐츠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더해 줄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전공이다”며“문화콘텐츠전공에 대한 대학본부 측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있는 장동인 학생(가명·국어국문학과 4)은 강의 내용의 중복과 정돈되지 않은 학사 과정을 문제로 꼽기도 했다. 장동인 학생은“서로 다른 강의에서 같은 교재를 사용하는 등 수업 간 내용의 중복이 있다”며“학사 과정도 순서대로 배열돼있지 않아 강의를 듣기 불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동인 학생은 강의를 구성하기 전에 강의 내용에 관한 교수진의 사전 협의와 학사 과정의 정돈을 대학 본부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위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인문계열 학생도 많다. 김중현 학생(가명·일본어문학전공 2)은“취업을 위해 자격증과 멘토링 같은 대외 활동, 교육봉사활동 등을 하고 있다”며“다양한 활동의 기록이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용민 학생(중어학과 4)은“스펙을 쌓는 이유는 아무래도 취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전공을 떠나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있으면 면접에서 확실히 집중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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