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이 넓다.’ 마냥 긍정적인 표현은 아니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주변에 늘 관심을 두는 따뜻한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주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키워드는 ‘오지랖’입니다. 청소년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참견하는 성하경 학생(교육학과 3)과 홍은정 학생(사회복지학부 4)이 주인공인데요. 두 참견쟁이가 어떻게 세상에 간섭하고 있는지 함께 들어볼까요? 
 
 
 
 
 
약도 없는 교육 중독
교육의 정도를 찾아가겠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번주 첫 번째 청춘이 전국의 학생들에게 하고 다니는 말입니다. 이 청춘은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 4번의 방학 동안 11번의 교육캠프를 다녀왔다고 해요. ‘교육’에 푹 빠진 그녀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교육캠프의 매력이 뭐기에 이토록 중독되신 건가요.
  “전 앞으로 학교에서 일할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교육캠프를 가면 대학생 멘토로서 선생님과도 얘기할 수 있고 학생들과도 소통할 수 있어요. 두 입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죠. 그래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 이상을 몸으로 직접 배우고 와요. 특히 앞으로 내가 일하고 싶은 현장에서 만나야 할 것들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끌리는 이유죠.”
 
  -왜 학교에서 일하겠다고 결심하신 거예요?
  “어릴 때부터 다문화, 비행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 친구들을 만나려면 어딜 가야 하나 늘 고민했죠. 그때 눈길이 멈춘 곳이 학교였어요. 전국의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 학교잖아요! 학교가 변화하면 모든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고 그 후에는 그 학교가 돌아가는 제도를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사각지대의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교육환경을 주겠다는 목표를 세우신 거군요.
  “네. 그런 소외된 친구들이 제게 직접 찾아오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제가 직접 그 친구들을 만나러 찾아가야 하죠. 더더욱 제가 학교에서 일해야 하는 이유예요.(웃음)”
 
  -하경씨에겐 교육캠프가 딱 맞네요. 중독될 수밖에 없었겠어요.
  “맞아요. 저번에 캠프에서 만난 친구한테 ‘멘토 선생님, 저 중앙대에 합격했어요!’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제가 캠프에서 해줬던 진로 이야기를 마음속에 잘 담고 있다가 멋지게 성장해서 눈앞에 딱 나타난 거예요. 와, 이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또다시 캠프를 떠날 짐을 쌌죠.”
 
  -요즘 청소년은 어떤 꿈을 꾸며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연애, 성적, 진로와 같이 우리가 학창시절 했던 고민과 똑같아요. 그런데 가끔 공부하고 싶어도 환경이 안 되는 친구들을 볼 땐 참 착잡해져요. 얼마 전 만났던 친구들은 강원도에서 왔는데 학교 좌측엔 탄광이, 우측엔 카지노가 있대요.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학원도 없고 그렇다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장소도 없는 거죠.”
 
  -속상하네요. 그 친구들에게 뭐라고 조언해주셨나요.
  “기회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본인이 찾아가는 거라고 얘기했어요. 근데 그 말이 되게 와 닿았나 봐요. 캠프 동안 저만 보면 계속 울어서 귀여우면서도 당황스러웠죠. 그 모습을 보며 꼭 이런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교육 기회를 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들 수 있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요.”
 
  -현실이 서글퍼도 목표에 대한 의지가 불끈 솟아나겠어요. 이런 오지랖이라면 바람직하죠.
  “네. 앞으로도 엄청난 ‘오지라퍼’가 될 거예요.(웃음) 아이들은 관심을 주면 줄수록 한없이 사랑스러워지거든요.”
 
 교육캠프를 즐기고 있는 하경씨와 아이들  사진 제공 성하경 학생
 
  -사랑은 표현이 중요한데, 그게 참 어렵죠.
  “사랑표현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 그냥 내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주고 칭찬해주는 게 전부예요. 사실 예전엔 교육캠프를 가서 내가 뭘 가르쳐야 한다, 알려줘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캠프를 다니면서 아이들을 ‘가르침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걸 깨달았죠. 분명히 저도 아이들에게 배우고 오는 것이 많으니까요.”
 
  -하경씨는 앞으로 참된 교육자가 될 것 같아요.
  “감사하지만 아직 멀었어요. 교육이란 건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교육박물관에 다니는 등 저도 꼼꼼하게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4학년이 되기 전에 전국의 교육박물관을 전부 다녀오는 게 목표예요.”
 
  -교육에 완전히 매료되셨어요.(웃음)
  “그래 보이나요? 살짝 뿌듯한데요. 교육박물관이 있다는 건 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죠. 앞으로도 전 교육의 밑바닥까지 파헤쳐서 참된 교육을 위한 공부를 탄탄하게 할 거예요. 물론 청소년들의 행복을 위해 오지랖을 넓히는 것도 멈추지 않고요.”
 
  -오지랖 넓은 교사가 되고 싶으신 거군요.
  “맞아요. 당장 졸업 후에는 교육 현장으로 가서 선생님을 할 거예요. 학교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지 않고 그것을 운운하는 것은 오만한 행동이잖아요. 그러고 나선 대한민국의 올바른 교육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어요.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하더라도 가리켜야 하는 방향성을 찾는 것에 조금의 영향이라도 꼭 끼칠 겁니다!”
 
  -멋지네요! 꼭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하경씨에게 청춘이란 무엇인가요.
  “청춘은 세상의 수많은 길 중에 나의 길을 찾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때 가장 중요한 건 하고 싶다는 열정과 할 수 있다는 용기죠! 저도 그 길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낼 겁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