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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추지 말고 빠져들고 공감하라-공자와 맹자를 탐구하다-
유다해 기자  |  yoda@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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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2  14: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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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위기’가 끊임없이 논의되는 시대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는 다시 인문학 열풍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인문학 고전(古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옛이야기인 고전에 다시 주목해야하는 걸까요. 이번주 ‘학술이 술술술’에서는 그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이연도 교수(교양학부)의 인문학 강연을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이연도 교수가 고전의 가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문학을 통해 지적 사유의 한계에 부딪혀라
동쪽에서 피어났던 인간과 삶에 대한 물음
 
지난달 26일 302관(대학원) 5층 대회의실에서 이연도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강연의 주제는 ‘동서양 사유의 특성과 인문학적 상상력, 『맹자』’다. 이연도 교수는 인문학 중에서도 특히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맹자』에 실린 삶의 교훈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인문학, 고전으로 접해라
  이연도 교수는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사람들이 인문학에 쉽게 접근하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인문학은 결코 쉽고 재미있기만 한 학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인문학에 포함되는 학문인 철학, 역사학, 문학이 사회를 향해 던지는 질문은 절대 가볍지 않으므로 인문학도 무겁고 딱딱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은 지적 사유가 치열하다 못해 한계에 부딪혔을 때가 되서야 비로소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인문학을 연구하면서 가슴의 울림을 느끼는 것은 그 이면에 인간과 삶에 대한 절실한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며 “인문학은 치열하게 파고들지 않으면 그 참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연도 교수는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 ‘멘토(Mentor)’의 존재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멘토는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단어로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기 전인 전통 사회에서 조부모는 현명한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가족 형태가 핵가족으로 바뀌면서 조부모가 더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전이 새로운 멘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은 왜 인간의 현명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 이연도 교수는 “고전은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읽혀 살아남은 책들이다”며 “그만큼 삶의 지혜가 축적돼 있다”고 고전의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고전을 읽는 동안 다른 학문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고전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고전 읽기는 마치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가 모두 함께 연주되는 오케스트라를 듣는 것과 같다”며 “고전에는 유럽문화, 정치사상, 철학 등 다양한 학문적 사고가 모여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전은 삶의 ‘메타포(Metaphor)’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이연도 교수는 “고전에는 삶의 은유가 담겨 있어 우리의 실제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고전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는 선과 악이 대립하는 상황의 메타포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 그것을 내면화한 독자라면 선과 악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그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는 것이다.
 
  동쪽에서 일어난 새로운 태동
  이연도 교수는 “새로운 사상은 기존에 존재하던 사상이 흔들릴 때 등장한다”며 “동양의 경우 주나라의 쇠퇴와 함께 새로운 유파의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주나라가 멸망한 이후 찾아온 것은 바로 춘추전국시대였다. 이때 태동한 제자백가는 청나라 말기까지 동양을 지배하므로 동양철학을 논할 때는 제자백가가 빠질 수 없다. 그리고 제자백가의 큰 줄기를 이루는 것이 바로 공자의 ‘유가사상(儒家思想)’이다.
 
  공자는 유가사상의 창시자로서 유가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사상으로 ‘인(仁)’을 정립했다. 이연도 교수는 공자의 인에 대해 알 수 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공자의 제자인 재아는 공자에게 “삼년상 때문에 예악(禮樂)과 정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년 주기로 반복되는 사계절의 이치처럼 부모 장례도 1년을 치르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재아가 자리를 떠난 후 공자는 “재아도 부모님께 적어도 삼년은 돌봄을 받았겠지?”라고 말한다. 이연도 교수는 공자의 이 말 안에는 ‘추모의 념(念)’이 들어있다고 보았다. 재아가 부모로부터 적어도 3년 동안은 보살핌을 받았으므로 마찬가지로 부모의 상도 3년을 치르는 것이 도리라는 것이다. 이 사례에도 드러나 듯 공자가 말하는 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남을 헤아리는 마음을 갖는 동시에 예를 갖추는 것을 뜻한다.
 
  맹자는 이런 공자의 인 사상에 사회적인 의미를 더한 ‘의(義)’ 개념을 중시했다. 이연도 교수는 맹자와 위나라 왕혜왕과의 일화를 통해 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혜왕이 멀리서 찾아온 맹자에게 나라의 이익을 추구하는 법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맹자는 “의(義)를 경시하고 이(利)를 중시한다면 남의 것을 모두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못 한다”고 답한다. 개인이나 국가가 ‘의로움’보다 ‘이익’을 탐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연도 교수는 맹자의 핵심 사상인 성선설에 관해 설명했다. 맹자는 사람은 본래부터 선하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인간이 선하기만 한 존재라면 세상에 악한 일들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으로 맹자는 제나라 근교에 있는 우산(牛山)의 비유를 든다. 맹자는 “우산은 예전에 아름다웠지만 사람들이 도끼로 베어내니 계속 아름다울 수 있겠는가”고 묻는다. 그리고 우산과 같이 사람에게 있어서도 인과 의의 마음이 있지만 도끼질로 나무를 베어내듯이 이를 놓쳐버린다고 말한다. 본래 선했던 성질이 살면서 후천적으로 변한다고 본 것이다. 이연도 교수는 “맹자와 공자는 인과 의가 붙잡으면 있게 되고 놓아버리면 없어지므로 이를 지키기 위해 항상 경계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맹자는 왕도 정치의 개념을 제시했다. 맹자는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인 주를 ‘의(義)’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임금이라 부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연도 교수는 “맹자는 주를 힘에 의한 패도 정치를 펼친 폭군으로 여겼다”며 “맹자에게 있어서 주나라의 문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킬 때 주를 죽인 것은 잔적의 무리를 죽인 것과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왕이 그에 걸맞은 도(道)를 지키지 않으면 이미 왕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감(共感)의 학문, 인문학
  이연도 교수는 “비도덕적인 행위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끝날 때 그리고 비도덕적이어야만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할 때 사회는 위기를 맞는다”고 말했다. 비리를 당연하게 저지르는 사회 각계 고위 간부층과 세월호 사건과 같이 국가적 재난 사태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들이 바로 그런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고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비극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장점은 바로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라며 “의(義)를 지키지 못하고 불의(不義)를 행하는 자들을 향해 분노해야 한다”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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