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의 키워드는 ‘영감’입니다. 창의적인 영감을 얻어야 할 때 영~ 감이 안 잡히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여기 본인만의 독특한 해결책을 갖고 있는 두 청춘이 있는데요. 만화에서 영감을 얻어 랩과 커버아트까지 뚝딱 만들어내는 이한올 학생과,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상품을 제작하는 젊은 CEO 최재은 학생이 그 주인공입니다.
 
 
 
  Diz-nonerror:
  꿈의 정착지에 한 발을 딛다

A-yo! 여러분 랩 좋아하시나요? 스웨그 넘치는 비트와 랩은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게 하죠. 이번주 첫 번째 청춘은 본인의 랩 작곡은 물론이고 앨범 표지까지 직접 디자인하고 있는 이한올 학생인데요. 랩 하는 아티스트 ‘Diz-error’를 함께 만나볼까요?
 
  -Diz-error라는 이름의 뜻이 뭔가요.
  “Diz가 착륙지대라는 뜻인데, Diz-error는 ‘착륙에 오류가 난 불시착’이라는 의미예요. 제가 원래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변덕을 자주 부리거든요. 문법적으로 맞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로 지은 이름이에요. 당시에는 멋있어 보였거든요.(웃음)”
 
  -변덕쟁이 한올씨가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한 건 어릴 때부터예요. 부모님께서 자주 들려주셨거든요. 중학생 때도 힙합을 자주 듣곤 했지만 이걸 직업으로 할 생각은 원래 없었어요.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에 온 이후예요.”
 
  -대학에선 어떻게 음악을 했나요?
  “시작은 학교 힙합동아리였어요. 그러다가 좋은 인연이 닿아서 동아리를 그만두고 힙합하는 친구들과 크루를 창단했죠. 힙합크루를 하면서 랩을 작곡하는 기틀을 배우고 익혔어요. 그런데 여럿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저와 뜻이 딱 맞는 친구를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크루에서 나와 혼자 음악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음악을 만드는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궁금해요.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저는 일상생활만으로 영감을 받긴 부족하더라고요. 매일이 반복적이고 뻔한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일부러 영화나 전시회를 많이 찾아다녀요. 무엇보다 제가 가장 크게 영감을 얻는 곳은 만화예요.”
 
  -만화에서 영감을 받는다니 신선한데요.
  “만화에선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사건을 시각적으로 간접경험 할 수 있잖아요. 제 일상에 없는 일들을 주인공이 대신해주고 전 거기에 감정이입을 하는 거죠. 말도 안 되는 스토리에 몰입할 때의 그 감성이 저를 자극해요.”
 
  -영감을 받으면 바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나요.
  “우선 떠오른 감정과 어울리는 비트를 찾아요. 그리고 가사를 쓰고 녹음을 하죠. 녹음이 끝나면 랩이 비트에 잘 묻어나도록 ‘믹싱’ 해주는 엔지니어에게 보내서 보정 작업을 해요. 그 음원이 완성되면 계속 반복해 들으면서 커버아트를 만들죠. 쉽게 말하면 음악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디자인해 앨범 표지를 만드는 거예요. 이 과정이 끝나고 음악 유통사와 SNS에 올리면 저만의 앨범이 완성되죠.”
 
 
  -커버아트까지 직접 작업하시다니 대단한데요.
  “처음엔 다른 사람에게 맡겼었어요. 그런데 혼자 음악을 만들다 보니 여기저기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문득 커버아트에 투자를 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시각디자인전공이니까요. 그래서 차리리 직접 표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커버아트 작업을 시작했죠. 제 작업이 맘에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여기저기서 의뢰가 들어오기도 해요.”
 
  -와. 다른 사람들의 앨범 커버아트도 작업해주고 계신 건가요.
  “그렇죠. 그런데 제가 색청 능력을 조금 갖고 있어요. 색청은 음을 들으면 머릿속에 특정 색이 떠오르는 공감각인데요. 저는 어떤 음악을 들으면 딱 한 가지 색이 떠올라요. 그런데 한번 머릿속에 떠오른 색과 이미지에 집착이 생겨버려서 더는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요.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오직 그 색만을 중심으로 작업하다 보니 의뢰자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그럴 땐 그냥 돈을 돌려드리고 이 작업은 못하겠다 말씀드려요.”
 
  -한올씨의 음악이나 디자인을 보면 본인만의 고집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고집이 좀 심하죠.(웃음) 그렇다 보니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SNS에서 자유롭게 만나 얘기를 나눌 사람들을 모아서 아트크루를 만들었죠. 크루원들은 대학입시 준비생부터 직장인도 있는데 우리는 만나고 싶을 때 만나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곤 해요. 그런데 아트크루에서도 생각이 완벽하게 맞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전 역시 혼자 작업하는 게 편한 것 같아요.”
 
  -고독을 즐기는 예술가이시군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음악이나 디자인에서 제 감정을 의도한 대로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워낙 좀 특이한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기술적으로 훌륭하다는 평가보다 이것을 통해서 뭘 표현하려고 했는지 그걸 듣고 이해해주는 게 훨씬 더 좋더라고요.”
 
  -앞으로는 뭘 하고 싶으세요?
  “뭘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정말 모르겠어요. 전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고 앞으로도 더 많이 생길 것 같거든요.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휴식 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휴식처럼 느껴질 만큼 스트레스받지 않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멋지네요! 마지막으로 한올씨에게 청춘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청춘의 시기에는 방향 같은 건 상관없이 여기로 저기로 계속 뛰어야 해요. 내가 달렸던 방향 중 옳은 길을 선택하는 건 조금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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