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연합회장으로서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을 지나다니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310관 안으로 옮겨갈 예정이었던 동아리들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107관(교양학관)으로 옮겨가기로 결정된 일 때문이다. 몇 해에 걸쳐 동아리연합회에서 진행한 일인데 올해 드디어 그 끝을 바라보고 있다.

  205관(학생회관) 철거 소식을 처음 들은 건 지난 2012년 말 마술동아리 회장을 하던 때였다. 당시 자세한 내용은 듣지 못했지만 서울캠 학생지원팀 동아리 담당 교직원이 310관을 짓기 시작할 것이고 그 건물이 완공될 때쯤이면 학생회관에 있는 동아리 방들을 옮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017년이나 2018년이 돼서야 옮겨갈 줄 알았는데 벌써 그때가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생회관은 리모델링되는 교양학관으로 옮겨간다. 지난해 이맘때쯤 전체 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동아리 회장들과 분과장, 동아리연합회장 등 90여 명이 310관으로 갈 건지, 아니면 교양학관으로 갈 건지에 대해 논의했다. 몇 개월간 많은 참여자들이 있었다. 동아리와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학생지원팀, 시설팀, 그리고 그 외 다른 사람들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매주 몇 차례의 회의로 합의 기준을 세워 오랜 협의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많은 단위의 이익이 얽혀있었던 만큼 힘들고 고된 과정이었다.

  워낙 많은 일이 있다 보니 당시 참여했던 동아리 회장들 외엔 공간 배정에 관련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이 몇 없다. 당사자들이 얘기해주지 않으면 310관 어디에 동아리방이 배치될 예정이었는지, 310관에 동아리방이 있으면 어떤 점이 안 좋은지 등을 알 수 없다. 310관은 학습 공간이라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나는 소리로 인해 문제가 자주 생길 수도 있다. 또 대부분의 방이 지하라 창문이 없을 수밖에 없는 동아리방들이 많고 그럴 때 어떤 동아리를 어떤 기준으로 창문이 있는 공간에 배치할 것인지도 문제다. 학생회관이라는 상징적인 건물도 사라진다. 310관으로 이전하는 것이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득보단 실이 더 많다. 그렇게 교양학관으로 동아리방을 이전하는 것으로 의결이 됐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모두가 함께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310관을 지나면서 가끔 이곳으로 동아리방이 왔으면 어떠했을지 생각해본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확실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궁금증은 있어도 아쉬운 감정은 들지 않는다. 동아리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과정에 후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학생회관 이전에 관한 논의는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이사비용, 방음 설비, 공연 공간 등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사가 끝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앙동아리 학우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힘을 합치면 어떤 문제가 닥쳐오더라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지금처럼 동아리들이 힘을 모아 더 유익하고, 더 재밌고, 우리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는 대학문화를 이끌어가길.
 

조승우 학생
동아리연합회장
전자전기공학부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