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활동 힘든 중앙광장
타대 잔디광장은 비교적 자유로워

101관(영신관) 앞 잔디광장은 역사 속에서 학생운동의 집결지였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여가와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현재 잔디광장은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타대 잔디광장과의 비교를 통해 중앙대 잔디광장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사람 없는 중앙광장
  지난 2011년 영신관 앞 중앙광장에 잔디광장이 조성됐다. 기존 영신관 주변 주차장과 차량 통행로를 잔디밭과 보행로로 바꾼 것이다.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여 중앙대를 걷고 싶은 학교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같은 해 4월 대학본부는 공지사항을 통해 잔디 안착 기간이 끝나는 2012년 3월 이후 영신관 앞 잔디밭을 대학 문화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도록 허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공지된 잔디 안착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학생들에게 잔디밭 출입은 허가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설팀 안동완 주임은 잔디광장은 애초에 휴게공간으로 계획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했다.

  지난 2011년 11월 제정된 캠퍼스 관리 규정 제3조에 따르면 캠퍼스를 순찰하며 잔디밭 출입에 따른 훼손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잔디광장을 대여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시설팀 이병림 팀장은 “학교 행사가 목적이 아닌 이상 개인은 잔디광장을 대여할 수 없다”며 “학교 행사인 경우에도 잔디광장을 대여하기 위해선 대학 총장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잔디밭 출입 자제하는 학생문화
  이러한 방침을 어기고 잔디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캠 총여학생회와 철학과 학생 일부는 대학본부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학문단위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잔디광장에서 원탁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논란이 된 점은 집회의 목적보다 그 장소였다. 원탁회의 주도자들은 잔디 착생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많은 학생들은 잔디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일부 학생들은 원탁회의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원탁회의 주도자들은 잔디 훼손, 면학분위기 방해 등의 사유로 상벌위원회에 소집됐다.

  영신관 앞 잔디광장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학생들 사이에서 잔디밭을 자유롭게 출입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긴 공사기간과 잔디 안착 기간 그리고 한차례의 논란을 겪은 후 학생사회에선 잔디 보호를 위해 잔디광장 출입을 자제하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

  잔디광장을 개방하는 대학들
  타대의 상황은 어떨까. 중앙대와는 달리 ▲고려대 ▲건국대 ▲한국외대는 학생들에게 잔디광장을 개방하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잔디광장 안에서 학생들의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잔디광장은 1년 365일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따로 잔디보호기간도 갖지 않는다. 대신 계절별로 병충해 방지를 철저히 하고 영양제를 투여하는 등 지속적인 잔디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시설부 순호기 차장은 “잔디광장은 학생들의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학생들의 활동을 최대한 보장한다”며 “잔디광장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가 많아 본관 앞에 잔디밭을 하나 더 조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건국대도 잔디광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제한만을 유지하는 정도다. 건국대는 매년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잔디보호기간을 가진 후 5월 초부터는 잔디광장을 개방한다. 학생들의 출입으로 잔디가 훼손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잔디 관리 전문가가 수시로 보수하고 있다. 건국대 안전관리팀 박선동 팀원은 “반려견을 데려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잔디광장 내에서의 학생활동을 통제하지 않는다”며 “잔디광장을 개방하면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 어린이들이나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또한 학생들을 위해 잔디광장이 훼손되는 것을 일부 감수하고 있다. 한국외대의 경우 잔디의 싹이 돋아나는 매년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잔디보호기간을 가지지만 그 외에는 과격한 스포츠 활동이 아닌 이상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다. 한국외대 시설관리팀 윤이식 차장은 “학생들이 잔디광장을 자유롭게 출입하다 보니 잔디광장 일부분이 훼손된 상태이다”며 “하지만 미관상 큰 문제가 없어 따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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