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봄
  • 중대신문
  • 승인 2016.09.05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의 봄은 계절의 봄보다 일찍 찾아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방학이 지나고 대학의 봄이 시작됐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시기가 지금 여름이 끝난 시점에 시작된 것이다. 다년간 학생회 활동을 해오고 또 지켜봐 온 나에게는 적어도 그런 셈이다.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각 단위 학생회장 선거가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대학의 이른 봄을 맞이하지 못했다. 제때 신임 총학생회장과 몇몇 단과대 학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에는 올해 재선거를 통해 계절의 봄과 함께 총학생회를 맞이할 수 있었다. 현 총학생회가 늦게 선출된 만큼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적시 적소에 행해졌어야 할 사안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상대책위원회 상태로 겨울방학을 보내면서 그간 준비되고 진행됐어야 할 사업들이 주인을 잃은 채 떠돌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던 단과대 학생회에도 그리고 뒤늦게 선출된 총학생회에도 모두 달갑지 않았다.
 
  작년 2학기에 총학생회 선출이 실패한 원인은 근본적으로 선거에 대한 피로감이 깔려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전자투표로 선거가 진행되면서 기존 세칙은 보완이 필요해졌다. 작년 선거에서부터 근본적으로 이러한 선거세칙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총학생회장은 선출되지 못했다. 올해 선거 역시 세칙의 불완전성과 일부 조항 해석에 대한 논란이 대두하였고 이 때문에 갈수록 우리들의 피로감은 쌓여가고 있다. 
 
  분명 현 총학생회는 자신들과 같은 사태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1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부터 새롭게 전자투표에 대한 조항을 추가하는 등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하고자 시도했다. 세칙의 개정은 시급했으나 불완전한 상태였기에 결국 부결될 수밖에 없었다. 2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꼭 개정을 이루려고 학생들에게 의견을 받아 몇 번을 고치고 보완해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히 실행되고 있지 않다. 다수의 학생에게는 이미 기저에 놓인 피로감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로하지 않았던 예를 생각하니 30여 년 전 서울의 봄이 떠오른다. 안주하지 않았기에 서서히 봄은 찾아올 수 있었다.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지금 우리 학교에서도 피로하지 않은 그러한 열망이 필요하다. 물론 그때처럼 군사정권이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을 핍박하는 극심한 정치적 대립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 나의 손으로 나를 대표하는 사람을 선출해낸다는 그 희열은 바로 지금의 대학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닌가.
 
  피로하지 말자. 투표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선거를 지탱하는 우리들의 규칙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때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선거의 규칙은 매번 변화를 요구할 것이고 우리는 그때마다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안주하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몫 아니겠는가. 세칙 개정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는 좀 더 완전한 나의 대표를 맞이해보자. 다시 한 번, 피로하지 말자.
우탁우 학생
인문대 학생회장
(국어국문학과 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