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멈추지 않는 그의 셔터소리
  • 이수빈 기자
  • 승인 2016.08.29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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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 학생(물리학과 2)
거기 청춘! 안녕하세요? 이번학기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진행을 맡은 이수빈 기자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파릇파릇한 청춘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는 코너인데요. 이번학기 청바지의 첫 키워드는 ‘오작교’입니다. 만나기 힘든 견우와 직녀를 이어준 연결고리가 오작교라는 것 알고 계시죠? 오늘의 주인공은 사진 찍는 물리학도 김정준 학생과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인문학도 이은재 학생입니다. 두 청춘이 본인만의 베틀로 어떤 꿈을 짜고 있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이번학기 첫 번째 청춘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김정준 학생입니다. 평소에도 15kg에 육박하는 카메라와 렌즈로 가득 찬 가방을 메고 다닌다는데요. 카메라를 든 물리학도의 독특한 이야기, 들어보실까요?
 
  -언제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나요?
  “사실 처음부터 사진을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원래는 그림쟁이가 되고 싶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손에 힘 조절이 잘 안 되는 거예요. 예고 없이 찾아온 증상이었어요. 결국 더 이상 붓을 잡지 못하게 됐죠.”

  -저런…. 유감이네요.
  “그 후 우연한 계기로 아버지의 카메라를 만져보게 됐어요. 카메라로 담아내는 세상은 붓으로 그리는 세상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시간의 한순간을 사각 테두리에 담아 그 감정까지 전달한다는 것,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렇게 카메라에 빠져서 물리학과에 진학했어요.”

  -카메라에 빠져 물리학과에 가다니요?
  “우연히 서로 다른 두 렌즈를 겹쳐서 사진을 찍었는데 엄지손톱이 사람 크기로 보이는 거예요. 이게 왜 그럴까, 어떤 원리일까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무작정 블로그나 페이스북으로 기법을 배웠는데 점점 깊이 파고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굴절, 회절, 광전효과 등의 개념이 물리학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물리를 파헤치게 됐죠.”

  -카메라가 물리와의 오작교가 되어 준 셈이네요.
  “네. 그렇죠. 막상 물리학과는 카메라와 관련 없는 것들을 더 많이 다루지만 점점 물리학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카메라가 소개해준 물리에 푹 빠진 거죠. 당시 1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과 학부연구생이 돼 매일매일을 바쁘게 보냈어요. 하지만 늘 가슴 한편에는 ‘사진 찍으러 가고 싶다!’는 욕망이 끊이질 않았죠. 방학이 되면 질릴 만큼 마음껏 셔터를 눌러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렇군요! 여름방학 동안 사진은 마음껏 찍으셨나요?
  “정리해보니 7월 한 달 동안 666.7GB의 사진을 찍었어요. 3만 번 넘게 셔터를 눌렀더라고요. 스스로도 놀랐어요.”

  -3만 장이라니! 도대체 어떤 사진들을 찍으신 건가요?
  “‘원 먼스 페스티벌(One Month Festival)’의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면서 공연 사진을 찍었어요. 우리나라에는 400여 개의 중극장이 있지만 1년에 평균 10회 정도의 공연밖에 하지 않는대요. 원 먼스 페스티벌은 이런 극장을 찾아다니며 조용한 공연장을 음악 소리로 가득 채워 부흥시키겠다는 취지의 행사예요.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참여했는데 덕분에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원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아마도 당분간은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 것 같아요.(웃음)”
 
그가 원 먼스 페스티벌에서 직접 찍은 사진. 미세하게 떠는 현의 울림부터 지휘자의 벅찬 손짓까지 송두리째 담아내고자 했다.  사진제공 김정준 학생

 

 

 

 

 


  -정준씨라면 또 카메라를 들고 떠날 것 같은데요.
  “그런가요?(웃음) 사실 저는 지금까지 제 자리는 오직 학부연구생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진을 찍는 건 잠깐의 숨 돌리기일 뿐이지 제가 돌아가야 할 곳은 실험실이고 해야 할 일은 물리 연구라고 생각했죠. 스스로 제 시야에 한계를 두고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원 먼스 페스티벌이 끝나고 나니까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더라고요. 물론 몸은 힘들지만요.”

  -그렇다면 정준씨가 그리는 앞으로의 청사진은 어떤 모습인가요?
  “사진작가가 되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사진보단 저만의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사진을 업으로 삼는 건 아직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아마 앞으로도 물리학도로서 실험하고 연구하는 데 집중할 겁니다. 그래도 여전히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담아내고 싶다는 욕심은 가슴속 깊이 항상 남겨둘 거예요.”

  -사진에 대한 열정,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춘’에 대한 정준씨의 생각이 궁금해요.
  “청춘은 어리고 다소 무모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도전하고 싶은 것과 몰두하고 싶은 것에 거침없이 뛰어들어도 두렵지 않은 것! 그게 청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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