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역차별 아닌가요?”
지난해 이맘때쯤 장애 학생지원 업무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기관 혹은 부서에 장애 학생지원협조를 구할 때마다 담당자로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이야기의 요지는 장애 학생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비장애 학생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 학생이 불편하지 않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장애 학생을 배려하는 것이 비장애 학생의 권리를 희생 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는 문제 해결의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장애 학생 지원의 요지는 비장애 학생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뺏어서’ 장애 학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학생이 비장애 학생만큼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강의실 출입부터 고정식 책걸상 사용까지 장애 학생들은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불편함을 겪는다.

  장애 학생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강의실 출입구, 편히 사용할 수 있는 책걸상을 지원해 주는 것이 장애 학생 지원의 목적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비장애 학생의 권리를 뺏어서 이뤄지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질문을 던지고 싶다.

  “제가 장애학생은 아닌데요.”
축구를 하다가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은 학생, 교통사고가 난 학생 등 다양한 사고로 인해 이동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이러한 어려움과 불편함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많은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종종 장애 학생에게 지원하고 남은 잔여분으로 이러한 학생들을 지원해주기도 하는데 가끔 장애 학생들보다 이용 비중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이런 현상은 학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각 지하철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연세가 있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유모차를 가지고 온 아주머니, 높은 구두를 신은 아가씨까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장애인만을 위한 편의시설과 지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편의시설과 지원이 된 것이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편의시설과 지원 또한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다치기 전에는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있는지도 몰랐고, 학교에 이렇게 계단이 많은지도 몰랐어요.” 학생들은 알까? 지금 편하게 이용하는 편의 시설들을 설치하기까지 장애 학생들은 그 힘든 계단을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올라다녔을지.  

  장애 학생들도 비장애 학생들처럼 똑같이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한다. 이들도 성적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며 미래를 꿈꾼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꿈이 장애라는 이름에 가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 이는 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해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미선 전문연구원
장애학생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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