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고 싶은 이별 전야
  • 강지수 기자
  • 승인 2016.06.0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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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관련된 경험’을 주제로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2부 이어 갑니다. 중앙인 여러분은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접한 술자리에서 큰 실수를 한 경험은 없나요. 술고래님은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멋모르고 마신 술로 인해 제대로 혼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첫술의 경험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술고래님의 사연 지금 만나러 가보시죠.
 
 

  -첫 술자리에서 큰 실수를 했다고요.
  “개강 전 신입생 환영회 때였어요. 대학에 합격한 후 처음 보는 동기들과 술을 마시게 됐죠.”
 
  -성인이 된 후 처음이라 들떴겠어요.
  “네. 부모님께서도 제게 적당히 마시고 집에 들어가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죠.”

  -부모님과의 약속은 지켰나요.
  “아뇨.(웃음) 대학교에 합격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기분이 좋았는지 술자리에 계속 남아 있었어요. 그때는 제 주량도 모른 채로 술을 과하게 마셨죠.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금방 세 잔이 되더라고요.”
 
  -즐거운 한때를 보냈네요.
  “그 전까지는 수험생활만 하는 고등학생이었으니까요. 신난 나머지 2차까지 가게 됐어요. 그때 이미 취했었나 봐요. 선배들이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고 해서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지기도 했어요.”

  -집은 무사히 들어갔는지 궁금하네요.
  “다음날 눈을 뜨니 제 침대에서 자고 있었어요. 기억은 없지만 친구들의 부축을 받고 집에 갔나 봐요. 다행이다 생각했지만 무릎과 손이 다 까져있고 어찌 된 일인지 핸드폰과 지갑이 행방불명이었죠.”
 
  -깜짝 놀랐겠어요.
  “대체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니까 답답했죠. 우선 집안을 다 찾아봐도 소지품이 없었어요. 일단 나가서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씻지도 않은 상태로 밖으로 나갔죠.”
 
  -잃어버린 건 찾았나요.
  “친구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니 어떤 아저씨께서 받으셨어요. 제가 탔던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발견하셨나 봐요. 다행히 그날 저녁에 찾을 수 있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갑은 찾지 못했어요.”

  -상황이 심각했네요.
  “네. 우울한 상태로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속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 그만 버스 창문을 열고 속을 비워내고 말았죠.”

  -달리는 버스에서 말인가요.
  “네. 친구들은 옆에서 기겁을 하고 뒤에 앉은 사람들도 저를 이상하게 쳐다봤죠. 최악이었어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죠.”

  -진짜 문제라니요.
  “신입생 환영회 때부터 핸드폰을 잃어버린 동안 여자친구와 연락이 안 됐어요. 그것 때문에 여자친구가 걱정을 많이 했더라고요. 상황이 정리된 후에 전화를 하니까 여자친구가 울먹거리며 전화를 받았어요.”

  -여자친구가 걱정을 많이 했나 봐요.
  “제가 많이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대학 가서 제가 어떻게 행동할지 불안했는데 처음부터 일이 이렇게 꼬이면 앞으로 자기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했어요. 앞으로 좋은 일에 대한 확신보다는 불안감이 많아서 정리를 하자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고요.”

  -마음이 복잡했겠어요.
  “제 입장에서는 이 일이 그렇게까지 잘못한 일인가 싶어서 대화를 하며 잘 풀어 보려고 했는데 한 번 돌아선 마음은 풀리지 않더라고요. 결국 헤어지게 됐어요.”

  -상황을 받아들였나요.
  “아무리 실수라고 하지만 저도 연인과의 관계에서는 시간을 내서라도 연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잘못으로 여자친구가 실망했다는 걸 인정하게 됐죠. 이별을 받아들일 수 밖에요.”

  -그 일로 얻은 교훈이 있나요.
  “큰 실수를 겪고 나니 ‘술이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망칠수도 있구나’ 뼈저리게 느꼈죠. 다음부터는 술을 마시더라도 부모님, 여자친구에게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술은 적당히 마셔야 누구에게나 걱정을 안 끼치고 실망도 안 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술자리에서는 멋모르는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취하곤 하죠. 술고래님도 성인이 된 후 처음 마신 술로 인해 호된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돌이킬 수 없지만 깨달은 바가 많은 만큼 앞으로는 적당히 즐기는 아름다운 술자리를 가지기 바랍니다. 술고래님의 사연과 어울리는 임창정의 ‘소주 한 잔’ 띄워드리면서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이만 마무리할게요. 다음주에도 중앙마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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