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진 대표가 과거 한국 언론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며 제5공화국 당시의 예를 들고 있다.

 
  한국 언론의 문제점 짚어
  “호기심과 분노를 가져라”
 
‘탐사 저널리즘과 뉴스타파’ 강연이 지난 24일 303관(법학관)에서 언론시험준비반인 ‘언필제’의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강연자인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는 언론의 기능과 언론인이 지녀야 할 자세 등에 관해 강연을 진행했다.
 
 
  일회성을 벗어나야
  강연은 김용진 대표가 탐사보도의 정의를 설명하며 시작됐다. 김용진 대표는 “탐사보도는 사회 개혁을 위한 심층 취재에서 비롯된다”며 “누군가가 감추고자 하는 주요한 공공이슈를 폭로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진 대표는 사상 최대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보도와 이를 이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보도를 예시로 세계 언론의 보도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IJ를 통해 세계의 많은 언론인이 모여 공동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진 대표는 “이는 기존의 특종 경쟁에서 벗어나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고 말했다.
 
  믿음을 잃어버린 언론
  김용진 대표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그렇지 못한 한국 언론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한국 언론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등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 2015년에 각각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예로 들었다.

  김용진 대표는 “각종 국가 재난·재해가 일어났을 때 한국 언론은 관심을 갖고 행동하지 않았다”며 “특히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는 여러 구조적 문제들이 있었지만 많은 언론은 이를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또한 메르스 사태에 대해선 “언론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지 않아 국민이 메르스 확산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게 했다”고 덧붙였다.

  언론이 국민에게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민주주의의 성숙에 기여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김용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토론회 당시 언론은 대통령 후보자들의 정책과 사상 등에 대해 면밀히 전달하지 못했다”며 “이와 달리 미국 언론은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들이 청년기에 작성한 에세이 등을 공개하며 해당 후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성장했는가와 같은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진 대표는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선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가 더욱 정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유권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족하고 편향된 정보는 민주주의적인 소통과 참여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정보전달만이 언론의 역할은 아니다
  강의 후반부 그는 좋은 언론인이 되는 데 필요한 자질로는 호기심과 분노를 들었다. 김용진 대표는 “좋은 언론인이 되기 위해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첫 번째다”고 말하며 김용진 대표가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 특집으로 보도했던 KBS 탐사기획인 ‘누가 일제의 훈장을 받았나’를 예시로 제시했다.
 
  그는 “일제로부터 훈장을 받은 한국인과 관련된 자료가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있다는 내용을 다룬 기사를 보고 호기심을 가져 취재에 착수했다”며 “결국 일본에서 찾아낸 관련 문서 1000여권을 분석해 일제로부터 훈장을 받은 3300여명의 한국인 명단을 찾아내 보도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용진 대표는 분노도 호기심 못지않게 중요한 언론인의 자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인은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를 느껴야 한다”며 “탐사저널리즘의 원동력도 사회 부조리와 이를 방조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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