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AUS의 명과 암

 
지난 20일 흑석동 주민 한 명이 중대신문 편집실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축제 기간 날마다 열리는 주점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서울캠 총학생회장을 찾아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어젯밤 어떤 학생이 길거리에 구토해서 오늘 아침에 치우고 왔다. 길거리에 노상방뇨를 하는 학생도 봤다. 지난해 축제 때는 고성방가를 하는 술 취한 학생에게 한소리 했더니 욕을 하더라”고 말했죠.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캠은 축제로 떠들썩했습니다.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플리마켓, 버스킹, 전공단위 주점 등이 진행됐고 축제 당일이 됐을 때 캠퍼스는 각종 행사로 더욱 북적거려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축제의 낮, 학생들은 서울캠 곳곳에 열린 각종 길거리 부스에서 간식을 사먹고 행사에 참여하며 공강 시간의 무료함을 해소했죠. 축제의 밤에는 중앙마루에서 진행된 마술 공연, 101관(영신관) 앞 무대에서 펼쳐진 여러 동아리와 초청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그동안 쌓여왔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의 즐거움 뒤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도 여럿 보였습니다. 전공단위 주점에서 술을 마신 것처럼 보이는 몇몇 학생들은 술에 취해 고성방가하거나 흑석동 길거리에 구토했죠.
 
  또한 아직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과 연구실 등 앞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주점을 진행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캠퍼스 내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장소가 아닌 길거리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축제의 하루일정이 끝난 새벽, 캠퍼스 이곳저곳에는 빈 술병과 상자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는데요. 특히 중앙마루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학생들은 공연이 끝나자 자신들이 깔고 앉았던 신문지, 먹고 마신 음식물 등을 그대로 방치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죠. 그 결과 캠퍼스엔 쓰레기가 넘쳤고 청소미화원들은 아침부터 평소보다 많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과중한 노동을 해야 했을 것입니다.
 
  기자는 지난 20일 중대신문을 찾아온 주민에게 총학생회실이 있는 205관(학생회관)으로 가는 길을 알려줬습니다. 과연 그가 서울캠 총학생회장을 만났고, 만났다면 어떤 답변을 받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본 이번 축제의 모습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 축제가 대학 고유의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하고 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를 학내외 구성원 모두가 즐기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이는 후배들에게 조금 더 나은 ‘LU-CAUS’를 물려주기 위해 해야 할,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숙제입니다. ‘Causis’에서 드러난 우리의 숙제는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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