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게시판, 모두의 책임이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6.05.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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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 부족한 현실 반영된 결과
 이용자들도 태도 바꿔야 한다

표현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은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한 이후부터 꾸준히 논쟁거리가 돼왔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선 익명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부터 지나친 자유의 확대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입장까지. 전문가들은 최근 익명게시판의 확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어떤 대안을 제시했을까.

  창구를 찾지 못한 이들
  다수의 교수는 익명게시판의 확산이 사회적인 여건과 관련돼 있다고 바라봤다. 유홍식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대학생들이 익명성을 이용해 소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이라는 공간은 가장 민주주의를 잘 실천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지금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공간으로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하는 닫힌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만한 마땅한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익명게시판이 활발해지는 이유라고 밝힌 교수도 있다. 유은혜 교수(숭실대 정보사회학과)는 “세대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들은 기성 세대들에 의해 위축되고 있다”며 “욕구는 갖고 있지만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익명게시판은 좋은 창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인 생활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대부분의 대학생이 개인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그로 인해 타인과 소통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실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익명성을 없앨 순 없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게시판의 관리를 위해 익명성을 침해하기 시작하면 익명게시판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견해를 밝혔다. 백승욱 교수(사회학과)는 “실명을 드러내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익명게시판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며 “익명성은 인터넷의 고유한 특성이므로 익명성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은 교수는 “익명성과 책임의 문제는 매번 꾸준히 논쟁 돼왔다”며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것이 익명성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익명게시판을 당장 폐지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는 익명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익명게시판 내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리자들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은 교수는 “내부 운영자들끼리의 명확한 교차 필터링 과정이 필요하다”며 “각 대학 운영자들끼리 구체적인 매뉴얼을 정하는 회의를 하는 것도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는 회의 내용을 이용자들에게 공개하고 확인받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또한 그는 운영자가 제 3자의 입장에서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대해 냉철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게시판 이용자들 또한 책임감을 명확히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은혜 교수는 SNS 매체는 강력한 확산성을 가지는 만큼 사용자들은 이런 특성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욱 교수는 이용자는 결코 ‘재판관’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이용자들은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남을 심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재판관의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언제든지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는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고 영원히 심판만 한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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