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중대신문을 읽다 보면 대중문화 잡지를 대하는 느낌이 든다. 면의 주제를 문화, 진로, 인터뷰, 사람으로 정하고 영화, 여행, 진로 탐색, 동문의 동정, 고민 상담 등을 다룬다.

  이런 시도들이 대학생들의 생활세계와 밀착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과하게 인터뷰에 의존한 탓인지 심층적 해석보다는 정보와 소식 전달에 그친 느낌이다. 지난호에서는 4면이나 차지한 인물 인터뷰, 스승의 날을 맞아 2면에 걸쳐 소개한 교수들의 서재, 영화동아리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으로 채워진 문화면까지 총 16면 중 인터뷰 기사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특별 기획한 ‘스승의 서재’는 여러 교수님의 학문 여정과 추천도서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그러나 특별기획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학생들에게 스승의 날은 일 년에 한 번 공식적으로 감사를 전하는 날이지만 교수들에게는 과연 참스승 노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연구가 사회적 책무를 다 하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날이기도 하다.

  대학신문은 오늘날 기성세대의 책무성과 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드문 곳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수첩을 열며’와 ‘뉴스 에필로그’에서 대학신문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읽었다. 80년대의 대학생활을 기억해보면 대학신문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과정에서 학생운동이자 언론운동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류언론과 기성세대들이 하지 못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동안 미디어 환경을 비롯한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 대학신문의 역할과 입지도 달라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여전히 대학신문은 그 시대의 대학과 사회를 연결하며 비판적인 여론과 담론을 형성하는 공론장이다.
김경희 교수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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