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화 모집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열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17년도 광역화 모집 폐지 요구’ 안건이 다수(217명 중 192명)의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다.

이로써 3개월의 소통만으로 결정된 ‘학부 학사구조개편’의 결과인 광역화 모집이 학생들에게 득보단 실이 크다는 게 입증된 셈이다. 현재 드러난 문제들로는 소속감 결여와 본전공 진입에 대한 불안이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도 있다. 이미 광역화를 시행한 대학들을 보면 전공 서열화, 전공기초 격차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일부 대학에선 광역화 모집 학생이 본전공 진입 후 학업을 따라가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현재 지적되고 있는,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광역단위 커리큘럼’과 ‘다전공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는 학부 학사구조개편 논의 과정에서 대학본부가 제시한 ‘학생 중심의 교육시스템 구축’에 포함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광역단위 커리큘럼은 감감무소식이며 다전공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지난달 서울캠 총학생회가 광역화 모집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선 응답자의 약 64%가 입학 후 반수 및 자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결과다. 앞서 제시된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2017학년도 입학에도 광역화를 시행하는 것은 실수를 반복하고자 하는 어리석은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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