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LoL World Championship(롤드컵)에 출전할 한국 대표 탑 포지션 Shy 선수입니다.” 게임 ‘League of Legends(LoL)’ 한국 대표 탑 포지션 1위 자리를 놓고 막상막하의 투표 전쟁이 벌어졌다. 투표 결과는 0.1% 차이로 경쟁상대를 따돌린 Shy 박상면 선수(스포츠산업전공 2)였다. 이로써 Shy 선수는 국내 LoL 프로게이머 탑 포지션의 최고 선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후 2013 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국내 톱클래스 프로게이머 Shy 선수를 만나봤다.
 
 
 
‘탑 포지션’, ‘잭스’, ‘1대1 컨트롤 싸움’. 이는 게임 ‘League of Legends(LoL)’ 프로게이머 Shy 선수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철저히 준비한 끝에 한방을 터뜨린다는 것. Shy 선수는 2012년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후 지난해 열린 ‘2015 LOL KeSPA컵’ 까지 계속 달려왔다. 이제 그는 잠시 기회를 만들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앞으로 프로게이머로서 펼칠 강한 한방을 위해.
 
-지난달 23일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이 끝났다. 하지만 Shy 선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이 쉴 때라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모든 시즌이 끝나고 혼자 많이 고민했죠. ‘과연 지금 내가 프로로서 실력이 되나?’라는 물음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휴식기를 가지면서 부상 치료나 프로로서 실력을 높여야겠다고 결정했어요.”
 
-Shy 선수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CJ ENTUS’ 팀 경기를 보러 갈 때마다 팬들이 보고 싶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이런 얘기를 들으면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준비가 덜된 것 같아요.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오르면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게임 아이디를 Shy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게임 ‘Warcraft 3(워크3)’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워크3 프로게이머 중에 Shy라는 아이디를 썼던 선수가 있던 걸로 기억해요. 그 게임 아이디가 너무 인상 깊었죠. 딱 봤을 때 깔끔하고 멋있잖아요?(웃음) 뜻도 낯가림이 심한 제 성격과 엄청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요. 그 이후로 무슨 게임을 하던 Shy로 게임 아이디를 계속 지었죠. 게임 ‘TERA’ 아이디도 Shy에요.(웃음)”

-게임 스타일도 shy한가.
“그렇지는 않아요. 게임에선 1대1로 겨루는 걸 좋아하거든요. 탑 포지션도 1대1 싸움을 하는 포지션이라 결정했죠. 또 ‘잭스’라는 캐릭터로 주로 게임하는데 잭스의 게임 스토리를 읽어보니까 1대1에 강하더라고요. 팀 경기를 할 때는 상대팀과 싸울 준비를 철저히 하다가 한 방에 결판내는 스타일이죠. 경기를 할 때도 팀원들이 저를 신경 안 쓰게끔 혼자 최대한 잘 버티는 편이에요.”
 
-어느덧 5년차 LoL 프로게이머다.
“2012년도 6월에 프로 데뷔를 했으니까 벌써 5년 차네요. 이제 알았어요.(웃음) 프로 데뷔 전에는 저도 게임을 좋아하는 여느 학생처럼 막연히 프로게이머를 동경했죠. 그렇게 게임 중계방송만 보다가 ‘프로스트’팀과 ‘블레이즈’팀의 결승전을 직접 보게 됐어요.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10명이 팔짱 끼고 나오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나도 저런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 우연히 입단 테스트를 보게 됐고 지금까지 프로게이머로 지내고 있네요.”
 
-입단 테스트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평상시처럼 LoL을 하고 있는데 엄청 유명한 아이디한테 친구 신청이 온 거예요. 그게 ‘CloudTem-plar(클템)’이현우 선수였어요. 당시 최고 인기 프로게이머였으니까 옳다구나하고 친구 신청을 받았죠. 그런데 그 선수가 프로스트3팀을 만들 계획이 있다면서 입단 테스트를 제의하더라고요. 그 후 저 포함 3명이서 입단 테스트를 봤는데 그중 제일 잘했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결과적으로도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죠. 막상 통과해버리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 제의를 거절하면 분명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그날 바로 서울로 올라왔죠.”
 
-동경하던 프로게이머가 됐으니 행복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제가 가진 능력의 크기에 비해 너무 높은 곳에 앉아 있단 느낌이었죠. 프로게이머가 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출전했던 대회들도 규모가 컸고요. 경기에서 지면 모든 화살이 저에게 돌아오는 걸 견뎌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언제든 내가 못하면 집에 가야한다’라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죠. 하지만 이런 것들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니까 그만큼 좋은 결과로 돌아오더라고요. 실력도 올라가고 팬들도 많이 생기고요.(웃음)”
 
-그럼에도 프로 데뷔 후 바로 우승했다.
“e스포츠선수 등록 후 한 달 정도 지나서 바로 ‘Azubu LoL the Champions Summer 2012’에 출전했어요. 당시 프로스트팀은 가장 우승할 확률이 높은 팀이었는데 저는 입증된 성적이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제 나름의 마인드를 가지고 경기에 임했어요. 팀에 민폐 끼치지 말자, 나 때문에 졌다는 말 나오지 않게 하자, 어떻게든 게임에서 죽지 말자. 이 세 가지 마인드로 열심히 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MLG 2012 Fall Season Championship(MLG 폴 챔피언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MLG 폴 챔피언십은 리그 우승팀만 참가할 수 있었는데 당시 경기 참가를 초대받은 블레이즈가 탑 포지션 선수가 빠지면서 참가를 못 하게 됐어요. 주최 측에서 용병 참가가 가능하다고 해서 제가 출전했죠. 당시 우승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결승전을 포함해 하루에 7번 경기를 할 정도로 장기전을 치르기도 했고요.”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소드’팀과 경기했는데 왕창 깨져서 결승전에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패자전을 치렀어요. 팀 분위기가 정말 최악이었죠. 그래서 다들 열심히만 하자라는 마인드로 대회에 임했어요. 그렇게 7번 연속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한 팀 한 팀 이기니까 너무 재밌고 뭘 해도 잘 된다는 생각이 컸죠. 장기전 끝에 우승한 만큼 그때 느낀 성취감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어요.”
 
-이제 5년차 프로게이머로서 자세가 남다를 것 같은데.
“재미로만 게임을 하는 때는 지난 것 같아요. 지금은 책임감 있게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하죠. 탑 포지션이어서 그런지 팀 내에서는 리더 역할을 하기도 해요. 나이도 제일 많지만요.(웃음)”
 
-현재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분명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죠. 이게 머리로는 알겠는데 말로는 설명이 잘 안되네요.(웃음) 게임이 가진 부정적인 요소에 비해 사회적인 인식에서는 많이 부풀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요즘에는 게임 ‘Starcraft(스타)’ 때보다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당시 스타 중계방송을 본 세대들이 지금 3,40대가 됐잖아요.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게 프로게이머로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죠.”
 
-연예인만큼 프로게이머도 선망의 대상인 것 같다.
“대중들에게 회자되는 게 무조건 좋은 것 같아요. 저도 학창시절 때 친구들과 스타같은 게임 얘기를 하면서 보냈거든요. 하지만 프로게이머가 됐다는 것은 스스로 도마 위에 뛰어든 거니까 대중들의 기대나 부담감도 감안해야 하죠.”
 
-중앙대 e스포츠 전형으로 입학한 첫 번째 학생이기도 하다.
“중앙대를 택한 이유는 많은데. 제일 존경하는 클템 선수가 중앙대 출신이라는 점?(웃음)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그런데 프로게이머와 대학생활을 병행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할 부분도 많고요. 그래도 소속팀이나 중앙대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한데.
“우선 단기적으로는 휴식기를 가지면서 자신감도 오르고 실력도 오르면 써머 시즌 때 충분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장기적으로 보면 앞으로 1,2년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후 제 인생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해야겠죠. 아무래도 e스포츠 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프로게이머로서 마무리를 잘하고 군대 갔다 온 다음에요.(웃음)”
 
-마지막으로 어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나.
“적어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한때 최고의 선수였다고 사람들에게 쭉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Shy 박상면 선수(스포츠산업전공 2) 경력
 
2012 -Azubu LOL the Champions Summer 2012 우승
  -LoL World Championship 준우승
  -MLG 2012 Fall Season Championship 우승
  -IPL5 한국대표 선발전 4강
  -2012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LOL 탑부문 최우수선수상
2013   -IEM KATOWICE 2013 4강
  -Olympus LOL the Champions Winter 2012-2013 준우승
  -ILoL Club Masters 4위
  -IEM7 World Championship 준우승
  -LOL 올스타전 2013 탑 부문 투표 1위
  -LOL 올스타전 2013 우승
  -핫식스 LOL 챔피언스 서머 2013 4위
  -IEM 시즌 8 싱가포르 준우승
2014 -2014 NLB 스프링 우승
2015 -2015 LCK 스프링 3위
  -LCK 섬머 4위
  -LOL KeSPA컵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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