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기자들’로는 처음 인사드리는 주보배 기자입니다. 교육부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각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요. 중앙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평가 점수가 공개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사업 선정의 핵심적인 기준으로 작용했을까요? 일부 언론에선 정원조정 규모가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PRIME 사업 대형의 경우 입학정원 대비 최소 10%의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신청요건이 있습니다. 대형에 선정된 9개 대학들의 정원조정 규모는 입학정원 대비 약 13.7%로 최소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이었죠. 특히 건국대의 정원조정 규모는 2016학년도 입학정원(학칙)을 기준으로 따져본 결과 약 17%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치의 정원조정 규모를 제안했다고 해서 모두 선정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천대의 경우 가장 큰 정원조정 규모(약21%·702명)를 제안하고도 탈락됐죠. 2016학년도 입학정원에 근거해 정원조정 규모를 따져본 결과 선정된 대학들도 정원조정 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업에 선정된 숙명여대는 입학정원 2278명 중 250명의 인원을 조정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는 2016학년도 정원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였죠. 한양대 ERICA캠 역시 약 13% 정도로 신청 기준인 10%를 크게 넘는 수치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교육부는 정원조정 규모에 대한 평가는 신청요건을 준수했는지 만을 평가했고 추가적인 가산점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백성기 프라임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은 “소형이나 대형이나 신청요건의 충족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며 “정원조정 규모 자체가 점수화돼서 반영되진 않았다”고 말했죠.
 
  항간에서는 교육부의 취지가 자연·공학계열분야 중심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대형에 선정된 대학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주로 자연·공학계열 분야를 특성화해 공학 중심의 학문단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건국대는 본래의 강점 분야인 생명과학 분야에 공학을 융합했습니다. 이를 통해 바이오 산업을 중점 분야로 학문단위를 신설했죠. 한양대 ERICA캠도 공학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학문단위를 만들었죠. 숙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자연·공학 분야에 중점을 둔 대학들 대부분이 대형 수도권역에서 선전한 셈이죠.
 
  중앙대는 PRIME 사업에 도전하면서 예술과 공학계열을 융합한 신설 단대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선정된 각 대학의 중점 분야 중 예술과 공학의 융합 분야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홍익대도 중앙대와 같이 예술과 공학을 융합한 ‘문화창조융합대학’을 마련했지만 탈락했죠. 실제로 홍익대 내부에서도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홍익대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홍익대의 사업계획서가 공학 중심의 육성이 아닌 예술과 공학의 융합이었던 점이 당락을 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정이 유력하다고 거론됐던 대학들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702명이라는 가장 큰 정원조정 규모를 내걸었던 가천대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가천대 정현운 기획예산팀장은 “심혈을 기울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만큼 탈락 요인을 전혀 종잡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익대 관계자 역시 “PRIME 사업에 담긴 예술과 공학을 융합하는 큰 틀은 유지할 계획이다”며 “하지만 재정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계획을 당장 실현하기엔 어렵다”고 밝혔죠.
 
  PRIME 사업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사업 신청 당시부터 모든 정보를 ‘대외비’로 부쳐 정확한 탈락 원인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업 선정 결과와 관련해 그 투명성엔 의문이 생깁니다. 대학가에 불고 있는 PRIME 사업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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