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연구실적도 볼 것”
소통과정 적절했다 vs 아니다

 
지난달 29일 교수협의회(교협)가 대학본부에서 신설을 추진 중인 ‘정년트랙 전임교원 산합협력트랙(산학트랙)’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협이 지적한 주요 문제점으로는 연구 및 교육 능력이 미비한 교원 채용, 신설 트랙 추진 중 소통 문제 등이 있다.
 
  산학트랙은 외부연구비·간접비 등이 기준이 되는 산학협력 실적을 중점으로 전임교원을 채용·승진·재임용·평가하는 새로운 유형이다. 김창일 교무처장(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산업계 등에서 저명한 인사를 교수로 채용해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 대형 연구센터 등을 유치하기 위해 산학트랙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협은 대학본부가 후보자의 연구 및 교육 능력은 배제하고 산학협력 실적만을 고려해 산학트랙 전임교원을 채용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교수협의회 이강석 회장(생명과학과 교수)은 “연구 및 교육 경험이 거의 없는 전직 관료, 기업 임원 등이 인맥을 이용해 대형 연구비를 수주해와 교수직을 맡는 ‘전관예우’식 채용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트랙 운영 계획 초안엔 산학트랙 전임교원 채용 시 산학협력 실적만을 고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교무위원회의 논의 후 연구실적을 산학트랙 전임교원 채용 기준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김창일 교무처장은 “연구실적의 최저 기준은 기존 전임교원 채용 시와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또한 각 학문단위에서 인사위원회를 거쳐 채용 후보자의 연구실적을 검증하고 추천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연구·교육 능력이 부족한 교원이 들어올 일은 없다”고 말했다.
 
  교협은 산학트랙의 도입을 추진하며 교수와의 소통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이메일을 통해서만 교수들의 의견을 제한적으로 수렴했다는 것이다. 백승욱 교수(사회학과)는 “애초에 산학트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던 상황에서 이메일을 통해서만 이뤄진 의견수렴이 제대로 진행됐을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단대 학장들을 통해 평교수들도 운영 계획안을 회람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창일 교무처장은 “각 단대 학장들을 통해 평교수들의 취합된 의견을 받았기 때문에 의견수렴 과정이 불투명하게 운영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승욱 교수는 “산학트랙이 신설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교수도 많다”며 “일부 단대에선 학과장들만 운영 계획안을 회람하거나 학과장도 운영 계획안에 대해 통보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산학트랙 운영 계획안은 지난달 29일 교무위원회를 통해 최종 통과된 상태며 현재 교무팀이 운영 계획안을 토대로 ‘교원 업적평가 규정’, ‘교원 임용 규정’ 등에 산학트랙과 관련된 조항을 신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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