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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특별인터뷰
박명진 교수(국어국문학과) 스승의 서재오늘도 새로운 알을 깬다
승혜경 기자  |  c-bong@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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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6  01: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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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우친 지식만을 좇는 것은
  진정한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어요
 
  “어릴 시절부터 문학을 좋아해서 문예반에 들어갔어요. 시와 소설을 습작하고 독서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문학을 사랑하던 소년은 대학교 1학년, 처음 본 연극에서 전율을 느꼈다. 무대공연이 주는 배우의 열정과 에너지에서 희열을 느낀 박명진 교수(국어국문학과)는 그렇게 문학 중에서도 현대 희곡을 깊이 연구하게 됐다. 극예술을 깊이 있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서재를 찬찬히 살펴봤다.

  -교수님께서 전공하신 희곡은 정확히 어떤 분야인가요.
  “희곡은 극예술의 꽃으로 행위 예술과 관련된 문학 장르입니다. 무대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희곡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새롭게 구현되죠. 완성된 문학 텍스트를 감상하게 해주는 동시에 무대 위의 배우를 통해 공연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희곡은 실생활과 많은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희곡을 많이 읽으면 영화나 TV 드라마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요. 요즘과 같은 영상매체 예술의 시대에 매우 중요한 문학 장르라고 자부합니다. (웃음)”

  -현대 희곡을 연구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쯤 우연히 페터 손디의 『현대 드라마의 이론』이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그때 ‘학문이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일 수도 있구나’라는 충격을 받았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현대 희곡을 전공하는 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학생들이 희곡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사실 가장 재미있게 희곡을 읽을 방법은 역시 다양한 연극을 관람하는 거예요.(웃음) 희곡과 연극에 관심이 있다면 입문서로 M.S. 배랭거의 『연극 이해의 길』과 에드윈 윌슨의 『연극의 이해』 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간결한 문체와 풍부한 예시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죠.”

  -희곡 외에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책이 있으신가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을 꼽을 수 있겠네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구절은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제게 문학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교훈도 주었죠. 살아오면서 지치거나 나태해졌을 때 이 구절이 제게 ‘알을 깨고 나오라’고 주문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자들의 인생에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소개해 준다면.
  “한병철의 『피로사회』라는 책을 읽고 ‘느림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타자와의 갈등이 나와의 싸움으로 변했어요. 이러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yes, we can!’이라고 외치죠. 하지만 과도한 긍정은 도리어 자신의 삶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제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기 본연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만 하는 것은 아닌지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학을 전공하신 교수님만의 특별한 독서 방법이 있나요.
  “제 독서 방법은 ‘가지치기’입니다. 문학을 전공했지만 한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철학, 역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으려고 하죠. 이를테면 테리 이글턴의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라는 책을 읽고 이 책에서 언급되거나 적용되는 이론을 다룬 책과 셰익스피어 희곡들을 읽어요. 때론 책의 참고 문헌 찾아 읽기도 합니다.”

  -제자들에게도 ‘가지치기’ 독서법을 추천하시나요.
  “물론이죠.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는 편견과 독선을 만들죠. 치우친 지식만을 좇는 것은 진정한 지성인이라고 할 수 없어요.”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서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인가요.
  “제게 서재는 혼을 쏟아부을 수 있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요리 장인에게 주방이, 화가나 조각가에게 작업실이 그러하듯 말이에요.”

  박명진 교수의 서재 들여다보기
 
 
   
 
   
 
   
 

 
     
 

    맛떼오 파스퀴넬리 『동물혼(動物魂)』, 갈무리
  “이 책은 책은 21세기 세계 정치·경제의 현상과 디지털 문명의 특징을 분석한 책으로 미래 개척을 위한 대안도 제시해줍니다. 번역자가 꼼꼼한 해설까지 덧붙여 놓았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피터 셰퍼 『아마데우스』, 범우사
  “영화 <아마데우스>로 더 유명한 작품입니다.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성격 묘사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팽팽한 갈등 구조를 잘 나타냈죠.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희곡으로 다시 한 번 즐겨보는 것도 좋겠네요.”
 
  필립 K. 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황금가지
  “마지막으로 추천할 책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챙겨갔으면 합니다.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는 SF 소설이지만 ‘인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죠.”
 
  조루주 디디-위베르만, 『반딧불의 잔존-이미지의 정치학』, 길
  “다음으로 소개할 책은 현대 문명에 의해 사라진 ‘희망’에 대해 얘기합니다. 밤하늘이 어두울수록 별이 더 환하게 빛나듯 시대가 암울할수록 반딧불의 빛은 사라지지 않고 더 밝게 비출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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