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말하다, 영화로 말하다
  • 김채린 기자
  • 승인 2016.05.16 0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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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탐구생활
 
▲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한 장면.
 
                                                    
▲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의 한 장면.
 
                                                    
 
▲ 영화 <더 랍스터>의 한 장면.
                                                    
 
 
  다양성 영화가 준
  신선한 충격
  난해한 만큼 다양한 해석
 
  “우리 영화 보러 갈까?” 친구 사이는 물론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만큼 영화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2015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횟수는 약 4.22회로 세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영화산업 매출 규모 또한 약 2조1131억원으로 영화는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생활로 자리매김했다. 슈퍼 히어로들이 지구를 구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부터 오랜 여운을 남기는 다양성 영화들까지 중앙대 영화 동아리 ‘반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상업영화’와 ‘다양성 영화’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문해진 학생(문헌정보학과 4)은 그중에서도 블록버스터 영화를 예로 들며 상업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상업영화는 다양성 영화에 비해 영상이 화려해요. 출연진들도 저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배우들이 많죠. 특히 블록버스터 영화는 흥행을 고려해서 제작되기 때문에 그중 무엇을 선택하든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장점도 있죠.”

  그렇다면 다양성 영화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달 평균 6~10편 정도의 다양성 영화를 본다는 정재욱 학생(경영학부 3)은 다른 상업영화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함을 꼽았다. 트렌드에 맞춰 제작되는 상업영화들은 비슷할 수밖에 없지만 다양성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성 영화는 색다른 시도를 하죠.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상업적인 재미와 다양한 관점이 잘 어우러진 다양성 영화도 많은 주목을 받기도 하죠.”

  정해상 학생(경제학부 3)은 다양성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로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깊은 고찰을 꼽았다. “다양성 영화는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만을 다루고 있지 않잖아요. 우리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들 혹은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질문들이 영화 속에 담겨있죠.” 우리에게 선사하는 색다른 시선과 관점이 매력이라는 것이다.

  편견에서 벗어나다  
  종종 사람들은 접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 쉽게 선입견을 갖기도 한다.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문해진 학생 또한 매 분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즐겨보곤 하지만 슈퍼 히어로 영화는 다 비슷하고 곧 사라질 장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을 깨준 작품이 있었다. 바로 <다크나이트>였다. “단순히 영웅과 악당, 정의와 악 등이 이분법적으로 나뉜 대립구도가 아니어서 신선했어요. 상업영화이자 슈퍼 히어로 영화이지만 권선징악이라는 결말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죠. 같은 장르의 다른 영화들보다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화려한 액션신을 필두로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달리 다양성 영화에는 ‘지루하다’, ‘난해하다’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상업영화와는 달리 다양한 주제의 내용과 촬영 기법 등을 사용하는 다양성 영화가 낯설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정해상 학생 또한 처음엔 다양성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께서 가끔 다양성 영화를 보시곤 했어요. 옆에서 보면 영화가 지루하게만 보였죠. ‘왜 저런 보기 싫은 장면들을 넣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런 그를 단숨에 영화 속으로 몰입시킨 작품이 있었다. 우연히 TV를 통해 <1999년, 면회>라는 작품을 접한 그는 단숨에 다양성 영화에 매료됐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화려하지 않고 배경음악도 없는 작품이었지만 잘 어우러진 잔잔한 영상과 소박한 스토리는 그에게 큰 감명을 안겨주었다.

  “진입장벽이 높아 보였어요. 사실 그렇지만은 아닌데 말이죠. 감상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김보현 학생(영어영문학과 2)은 막연하게 ‘다양성 영화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관련된 지식이 없으면 보기 어렵지 않을까 혹은 영화에 대한 해석이 틀리진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추천으로 <헤드윅> 같은 뮤지컬 영화와 주변에서 추천하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등을 접하게 됐다.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는 대신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를 본 그는 다양성 영화의 해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내 인생의 영화
  그렇다면 그들이 뽑는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무엇이 있을까. 상업영화 중에서는 평소 마블 영화를 즐겨본다는 김보현 학생은 마블 영화 시리즈 중에서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추천했다. “기존의 다른 마블 영화와 비교했을 때 복잡한 서사구조가 있는 영화예요. 슈퍼 히어로의 화려한 액션은 물론 그가 가지고 있는 책임감과 회의감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권력을 가진 부패한 조직에 소수가 대항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조명했죠.”

  정재욱 학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영화가 있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라는 이란영화이다. 이란의 가족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에서는 문화적, 종교적인 갈등이 드러난다. “끝없이 이어지는 갈등과 계속되는 반전이 재밌었어요. 이 영화가 끝날 때쯤엔 누가 악한 인물인지 구분이 안 가게 되더라고요. 모두가 그냥 ‘사람’같았죠. 영화 속 인물이 모두 인간적으로 다가오면서도 말문이 턱 막히더라고요.”

  문해진 학생은 최근에 본 <더 랍스터>라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우울한 배경의 블랙코미디 영화이다. “포털사이트에는 멜로/로맨스/판타지 장르로 분류되어 있는 작품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를 표현하기엔 그러한 분류는 부족한 것 같네요. 독특한 세계관과 충격적인 결말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주인공들이 서로의 공통점에 대한 집착을 끄집어내는 감독님의 위트가 인상 깊었어요.”
 
  설자리를 잃어가는
  다양성 영화
  인식, 제도 변화가 필요해

  모두 극장가에서 보기 위해서
  지난 2014년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약 480만명, <비긴 어게인>은 약 3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다양성 영화들이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되며 상업영화 못지않은 흥행성적을 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성 영화가 설 자리를 부족한 상황이라고 동아리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에 관련된 예산을 축소하며 그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엔 최초의 예술영화전용관인 ‘씨네코드 선재’가 문을 닫기도 했다. 그곳을 자주 방문하곤 했던 정재욱 학생은 다양성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다양성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너무 없어요. 특히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배급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죠. 스크린 독점과 같은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양성 영화는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그렇다면 다양성 영화가 다른 상업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정재욱 학생은 현재 영화의 배급권과 관련하여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영화의 제작권과 배급권이 분리돼 있지 않아 자회사가 제작한 영화를 스크린에 마구 배급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미국의 경우만 해도 10대 제작사들은 배급권이 박탈돼 있는데 말이에요.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도 한 극장에서 한 영화가 세 개 이상의 스크린을 독점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해요. 영화 시장의 규모뿐 아니라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와 덧붙여 문해진 학생은 다양성 영화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관객들의 많은 관심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성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되기 위해선 사람들의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예술영화전용관을 찾는 것이 힘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쉽게 갈 수 있는 ‘CGV 아트하우스’, ‘메가박스 아트나인’ 등을 방문해서 새로운 영화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도전들이 다양성 영화를 발전시키고 더 많은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큰 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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