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학언론이 직면한 최대의 질문은 “왜 하필 대학언론이어야 하는가”다. 이 질문을 거치지 않고서는 ‘대학언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당장 캠퍼스에는 대학 바깥에서 만든 상업지들이 가판대 한 쪽을 어지러이 차지하고 있고, 기성 일간지는 신문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그것들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찾아보는 것이 훨씬 쉽고 간편한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대학 구성원들이 왜 하필 대학언론을 읽어야 하는가. 중대신문은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할 수 있는가. 또는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다시 구체적으로 묻자면 왜 하필 중대신문이어야 하는가.

1870호와 1871호에 걸쳐 연재된 ‘학생 자치와 여성들’ 기획은 “왜 하필 중대신문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장 명쾌한 답변이었다. 이 정도로 구체적인 문제의식은 대학 바깥에선 결코 던질 수 없는 것이다. 총여학생회의 존폐와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여성 대표자의 비율을 병립시킨 아이디어도 좋았다. 그 두 가지 현상이 서로 무관하지 않고 상호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은 ‘학생 자치와 여성’을 분석하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대학 내부에서 대학 문제를 바라보는 대학언론이기에만 가능한 방법이다.

반면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동작을 후보자 인터뷰’ 기획은 “왜 하필 중대신문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주지 못했다. 공직선거법을 참고해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의 후보자’만 인터뷰했다는데 학보사인 <중대신문>이 공직선거법을 따라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오히려 기성매체들이 잘 보여주지 않는 군소정당을 학보사가 적극적으로 조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후보들에게 던져진 질문의 깊이도 기성매체에서 익히 찾아볼 수 있을만한 정도에 그쳤다. 대학언론이라면 눈치 볼 것 없이 저돌적으로 질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강남규 학생
정치외교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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