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결단의 연속이다
  • 임지원 기자
  • 승인 2016.05.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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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신입사원 유혜선 동문(중국어문학전공 12학번)
증권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초를 다투어 바삐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연상된다. 증권가는 매력적인 영화의 소재로도, 성공한 인생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 한다. 이번주 진로드에선 치열한 증권가 취업의 벽을 뚫고 미래의 삼성증권 PB로서 활약을 앞두고 있는 유혜선 동문(중국어문학전공 12학번)을 만나봤다. 탄탄대로만 밟았을 것 같았던 그의 허심탄회한 반전 이야기를 들어보자.
 
거침없는 도전, 후회 없는 선택.  “언제까지 고민만 하나요. 고민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어요”
 
  일과를 마치고 나온 유혜선 동문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올해 삼성증권에 입사한 그는 순탄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듯했다. 그러나 막상 얘기를 시작하니 그가 걸어온 길은 기자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어학연수 후 방에 틀어박혀 삼수를 고민하던 그가 졸업과 동시에 증권가에 입성하기까지. 스쳐 지나갈 수 있던 운명을 자신의 미래로 만든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결단은 스스로를 바꾼다
  “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했어요.” 그가 꺼낸 첫마디였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자퇴한 후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유학생활은 그의 삶에 단순한 어학연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미국에서 보낸 그의 유학생활은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것이다.

  남들은 수험생활에 접어들 시기에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자 과감히 자퇴를 선택했다. 미국에 가기 전, 그는 평범하다 못해 재미없는 모범생이었다. ‘정도’를 벗어나는 일 따위 없었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지 않았다. 그런 그가 자퇴라는 엄청난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영어공부만은 아니었다. “망설여졌지만 까짓 거 한번 해 보기로 했어요. 제 인생의 주체가 되어 내린 나름의 큰 결심이었거든요.” 그의 나이 열여덟,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유학은 대성공이었다. 영어 실력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그의 성격이 눈에 띄게 바뀐 것이다. 소심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는 적극적이고 유머러스한 소녀가 되었다. 좌절하고 힘든 날도 많았지만 당시 결정은 그가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유학을 가라고 권하는 얘기가 아니에요. 현재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변화에 대한 결정을 망설이지 말라는 거죠.” 그는 그가 택한 변화의 결과를 꽤 마음에 들어했다. 유학을 다녀오니 수능은 두 달 남짓 남아 있었다는 것 빼고는.
 
  좌절, 그러나 꿈이 있었다
  첫 수능을 그렇게 흘려보내고 재수를 했지만 실패했다. 대학생이 되어 제자리를 찾아가는 남들을 보니 겁이 났다. 덜컥 미끄러지고 나니 너무나도 갑작스레 삼수생이 된 것이다. “수능을 봐야 할지 뭘 하고 먹고살아야 할지 몇 주간 방에 틀어박혀 생각했어요. 정말 처절한 심정이었죠. 그러던 도중 우연히 ‘로즈’의 블로그를 접하게 됐어요. 뒤통수를 딱!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죠.”

  홍콩 금융계에서 일하는 로즈는 에너지가 넘치는 파워블로거다. 사람들은 평범한 여대생이 무작정 취업을 준비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에 열광했다. 삼수를 앞둔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좌절스러운 현실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자신이 원하는 걸 성취하고야 마는 로즈의 이야기는 그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었다. “현지 생활과 금융계의 이야기를 접하고 영감을 얻었다고나 할까요? 중국과 금융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얻었죠.” 결국 그는 삼수 끝에 중앙대에 입학해 중국어문학전공을 전공하며 꿈을 향한 한 발자국을 뗐다.

  막연한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망설이지 않고 발부터 담갔어요. 그랬더니 고민만 할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선 하나하나의 기회마다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해요.” 그는 ‘중국’과 ‘금융’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만으로 활동반경을 좁혀나갔다. 한국거래소에서 기자단 활동도 하고, 학생회장직을 수행한 후 2학년 2학기를 시작하며 금융동아리에 가입했다. 동아리는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뿐 아니라 여러 정보가 모이는 곳이었다. “동아리는 비상경계열인 제가 관련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어요. 상경계열 친구들은 매일 공부하는 내용이겠지만 저는 동아리가 아니고서야 접하기 어려웠거든요.”

  ‘삼성멘토링’이라는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동아리 덕분이었다. 삼성멘토링은 삼성 계열사마다 실무자와 신청자를 연결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인데, 이때 삼성증권에 입사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인 ‘삼성증권 영크리에이터’를 알게 됐다. 유학에 이어 앞으로 그의 인생에서 두 번째 전환점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영크리에이터는 일종의 멤버십으로 PB를 양성하는 제도다. 그간 동아리에서 끊임없이 기업을 분석했던 것을 토대로 틈틈이 발표를 준비했다. “마치 저를 위한 제도 같았어요. 바로 준비에 착수했죠. 먼저 제 전공을 살려 ‘중국’이라는 테마와 금융을 접목했어요.” 그의 전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4학년, 학기 시작과 함께 영크리에이터로서 활동도 시작됐다. 매달 한 번씩 팀을 꾸려 발표를 해야 했고 투자성과 발표를 위해 주식모의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크리에이터의 장점은 SSAT(삼성직무적성검사) 없이 임원면접을 보고 입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나 더 큰 장점은 실무자를 직접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데 있죠.” 발표를 마치고 나면 회식 자리에서 실무자로부터 직접 구체적이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삼성증권이 어떤 회사인지, 무엇을 지향하는지, 실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그야말로 알짜배기 이야기가 오갔다. “하나도 흘리지 않고 귀담아들었어요. 작은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곱씹어서 스스로 소화하려고 노력했죠.” 그의 눈망울이 반짝였다.

  당신에게 전하는 이야기
  유혜선 동문은 묵묵히, 그러나 꾸준히 목표를 향해 달려온 끝에 올해 삼성증권에 합격했다. 정말 열심히 해온 그에겐, 합격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열심히 해라’가 아닌 ‘어떻게 열심히 하면 될까’를 고민하라고 강조한다. 세상에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정말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깊게 고민하지 마세요. 끌린다 싶으면 물고 늘어져 보는 거예요.” 그는 말한다. 고민만 하지 말라고. 심사숙고하는 것도 좋지만 고민만으로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돌이켜봤을 때 그는 만약 자신이 매사 빠르게 결단하지 않거나 고민을 끝내지 않고 계속 들여다보기만 했다면 지금까지도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자신을 위한 결단이야말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삶의 가치라는 것이다.

  덧붙여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실무자를 많이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삼수를 고민하던 시기에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준 파워블로거 로즈. 그 후로 그는 로즈가 한국에 강연 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따라다녔다고 한다. 실무자에게 직접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결국 그 일을 위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너무 오랫동안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들여다보기만 하면 그 깊이와 온도를 알 수 없죠. 오히려 그냥 한번 빠져보는 것이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어때요? 일단 도전하고 다시 생각해보면 되죠.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있답니다.”

  [Q&A]
  Q. 영크리에이터의 활동과 선발절차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A. 영크리에이터는 1년간 각종 프로젝트, 교육, 실습을 통해 PB를 양성하는 제도입니다. 특이한 점은, 멤버십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임원면접만으로 삼성증권에 입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죠. 선발되기 위해서는 1차 서류평가와 2차 PPT를 거쳐야 해요. 1차는 은퇴, 실버, 자산관리, 핀테크 등 3-4 가지 금융권 이슈로 PPT를 만드는 거에요. 2차는 임원진 앞에서 발표를 하고요.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매달 팀 발표와 개인별 주식모의투자를 진행합니다. 겨울에 2~3주간 인턴십 기회도 제공됩니다.
 
  Q. 영크리에이터의 경쟁률은 어떤가요?
  A. 영크리에이터는 대학생 신분으로 미리 실무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기회에요. 하지만 선발 기간과 상반기 기말고사 기간이 겹쳐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아요. 다들 코앞에 닥친 기말고사가 급하니까요. 공부만 하다가 나에게 주어진 티켓 하나를 놓치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조금씩이라도 준비해서 기회를 잡았으면 해요.
 
 
  Q. 발표는 면접의 꽃이라고 하는데 발표를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요?
  A. 좋은 발표를 위해서는 우선 발표 소재를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무엇보다 현실적인 발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객의 층을 나누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연령대에 따라 타겟을 구분해서 차별화하자는 것이었죠. 그리고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발표 끝에는 ‘내 아이디어로 인해 이 회사가 어떻게 변할 거다’라는 걸 보여주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이 아이디어로 인해 매출이 얼마만큼 오를 거라고 말해주는 거죠.
 
  Q. 신입사원으로서 느끼는 삼성증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삼성증권은 신입사원한테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에요. 그렇기 때문에 주식경험이 없거나 실무지식이 좀 부족해도 괜찮아요. 입사 후 1년 동안의 교육 기간에 많은 걸 배울 기회를 제공해줘요. 보통은 입사하고 바로 실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부분은 장점이라고 볼 수 있죠. 신입사원들한테 제공되는 것들 중 부장급 실무자와 연결해주는 후견인제도랑 대리급 실무자와 연결해주는 필드마스터 제도가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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