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부언론을 통해 중앙대의 학내 부조리 현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로써 중앙대는 수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똥군기’ 대학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언론을 통해 공론화된 사건이 학내 부조리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학년을 전공단위 행사에 강제로 동원하거나 전달 사항 등을 이유로 집합시킨다는 제보는 SNS만 봐도 적지 않다. 내부 고발에는 큰 부담이 따른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심각한 문제가 얼마나 존재할지 알 수 없다.
 
  2016년인 현재에도 대학 내에 ‘군기 문화’가 남아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여전히 일각에선 군기 문화를 ‘전통’ 등으로 합리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전통’을 없앤다면 선후배의 사이가 소원해지며 학생 간의 결속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저학년의 희생 위에 유지되는 전통은 폭력적인 악습일 뿐이다. 악습을 전통으로 포장하는 행태는 학생 사회 내에 뿌리 깊은 도덕적 불감증의 증표일 것이다. 또한 강제적인 행사 참석, 집합 등이 없다고 해서 선후배 사이가 멀어진다는 주장은 더 나은 대학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변명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문제가 드러난 만큼 대학본부, 학생회는 수면 아래에 있는 문제까지 철저히 조사해 학내 부조리 문제를 근절시켜야 한다. 대학본부는 사건조사와 사전교육 등을 전 방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학생사회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지성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생사회가 자체적으로 학내 부조리를 청산하지 못 한다면 결국 강제에 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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