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학기 동안 광역 모집 학생들의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져 왔습니다. 특히 광역화 모집에 대한 실효성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이는 본래의 취지인 ‘충분한 전공 탐색의 기회 부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그렇다면 광역화 모집의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광역화 모집의 취지는 앞서 설명한 대로 전공을 충분히 탐색해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2월 발표된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도 담겨있는 내용이죠. 하지만 광역화 학생들을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 취지는 점점 무색해졌습니다. 지난해 수차례의 대표자회의를 거친 끝에 나온 안건은 11월 열린 대학운영위원회에서 윤곽을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광역화 학생들의 운영 방안을 단대별 운영위원회가 담당하게 되면서 문제점이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대학운영위원회에서는 학생들의 희망 순위를 고려해 광역화 학생들의 임시 전공을 배정하도록 의결하면서 그 선정 기준을 각 단대에 위임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월 광역화 학생들의 가전공이 배정됐습니다. 하지만 일관된 기준 없이 단대별로 제각각의 기준을 적용해 가전공을 배정하면서 일부 단대에선 ‘가전공 쏠림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김창일 교무처장(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일부 단대는 본전공 진입 기준과 동일한 기준을 정한 반면 경영경제대는 정원의 150%를 기준으로, 사과대와 공대는 정원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가전공에 배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사과대 등 가전공 쏠림현상이 심한 단대의 학생들 사이에서 전공이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가전공 배정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았습니다. 광역화 학생들은 해당 가전공의 전공 기초 과목을 수강해야 했는데요. 이는 광역화 학생들이 전공 탐색을 위해 단대 내 다양한 전공기초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했죠. 당시 대학본부 측은 “전공기초과목의 경우 1학년을 배정한 후 남는 자리를 ‘자타(자학과, 타학년)’로 편성한다”며 가전공 외에 다른 전공기초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죠.
 
  하지만 다양한 전공기초과목을 수강할 수 없음에도 학생들에게 전공탐색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계획안을 처음 발표할 당시 김병기 기획처장(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전공기초들을 융합한 ‘공통전공기초과목’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이와 관련된 과목이 신설되지 않은 것이죠. 현재 중앙대에서는 <다빈치교양특강> 외엔 광역화 학생들을 위한 공통과목이 없는데요. 이마저도 전공탐색을 위한 취지보다는 명사들을 초청해 인문학적 소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광역화 모집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타대에서 공통 과목을 통해 전공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죠.
 
  현재 대학본부는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구상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창일 교무처장은 “충분한 준비 없이 제도가 시행돼 학생들에게 피해가 부가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2학기 수강신청 시에는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전공기초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우선권을 부여해 전공탐색의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겠다”고 말했죠.
 
  광역화 모집은 학생들에게 많은 피해를 안겨줬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현재 논의 중인 상황이죠. 결과적으로 대학본부는 충분한 상황을 검토하지 못한 채 제도를 시행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인데요.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되지 않는다면 광역화 모집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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