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2부 시작합니다. 혹시 시험날 늦잠 자는 꿈을 꿔보신 적 있나요?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요. 열정가득님은 실제로 새내기 시절 단잠에 빠져 시험을 망쳤다고 합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떨린다는 열정가득님의 사연 만나러 가보시죠.
 
 
-시험날에 지각이라니, 어떻게 된 일인가요.

“1학년 첫 중간고사 때 이야기에요. 전공시험이 있었는데 그만 시험 시작 때쯤 눈을 뜨고 말았죠.”

-왜 단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건가요.
“전날 커피를 마시고 새벽 5시까지 시험공부를 했어요. 제때 못 일어날 것 같아서 밤을 새려고 했는데 그만 잠이 들고 말았죠. ‘혹시 잠들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알람도 맞춰놨는데 듣지 못했어요. 왜 안 오냐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겨우 깼죠.”

-눈을 뜨고 많이 당황스러웠겠어요.
“휴대폰의 시간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어요. 꿈이라고 생각했죠.(웃음) 시험이 11시에 시작하는데 시계를 보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거든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진짜 등골이 서늘했을 것 같아요.
“침대에서 일어나 그 상태에서 옷만 갈아입고 나왔어요. 기숙사에서 강의실까지 필사적으로 달렸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오로지 1분이라도 빨리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앞만 보고 뛰었어요.”

-무사히 강의실에 도착했나요.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11시 20분쯤이었어요. 다행히 교수님께서 시험지를 주셔서 맨 뒷자리에 앉아 시험을 봤죠. 하지만 정말 시험지 구경만 했을 뿐 결국 시험을 망치고 말았어요.”

-왜 시험을 망치게 됐나요.
“시험지의 문제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일어났을 때의 아찔함이 계속 떠오르더라고요. 숨이 차도록 달린 탓에 문제를 제대로 풀 정신도 없었고요. 정신 차리고 집중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됐어요. 분명 공부한 거고, 풀 수 있는 문제인데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많이 속상했겠어요.
“지금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날이에요. 평소에 정말 열심히 공부한 과목이거든요. 수업 끝나면 혼자 도서관에 가서 복습할 정도로 흥미를 느꼈던 수업이었어요. 그런데 하루 전날 밤의 늦잠 때문에 물거품이 돼 허망했죠.”

-시험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었겠어요.
“사실 생각할 여유도 없었어요. 바로 다음 시험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어요. 제가 답을 어떻게 적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그날 시험이 다 끝나고 기숙사에 들어와서 펑펑 울면서 많은 생각을 했죠.”

-저라도 눈물이 났을 것 같아요.
“그날 시험이 끝나고 다른 동기들은 다들 ‘이 문제는 어디서 나왔다’, ‘이번 시험 난이도가 그런대로 괜찮았다’라고 웃으면서 말을 주고받더라고요. 친구의 시험 잘 봤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제가 너무 창피했어요. 저 스스로가 많이 원망스럽더라고요. 늦잠을 잔 것도 속상했지만 시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제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평소 시험 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네. 평소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큰 편이에요. 제 큰 단점이죠. 안 그래도 떠는 편인데 그런 일이 생기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왜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나요.
“‘내가 공부하지 못한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어쩌지’, ‘그럼 문제를 푸는 게 꼬일 텐데’ 이런 생각을 미리 해서 시험을 치기도 전에 늘 겁부터 먹어요. 제게 시험은 두려운 존재죠. 평소 열심히 공부했지만 전날 새벽까지 공부한 것도 그런 마음에 했던 거고요. 하지만 그 날 이후로 정말 두려움을 깨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나요.
“네.(웃음) 시험을 앞두고 겁부터 먹는 습관을 고치려고 결과야 어떻게 되던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 충실하기로 했죠. ‘내가 공부한 문제가 나오면 맞추고, 공부하지 못한 문제가 나오면 틀리는 거다’라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점차 사라지더라고요. 그러니 자연스레 성적도 더 좋아졌어요.”
 
‘우리가 살면서 걱정하는 모든 일의 80퍼센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찔했던 그 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한 열정가득님, 어떻게 보면 그날의 경험이 열정가득님에게 큰 계기가 된 것 같네요. 열정가득님의 신청곡, 베란다프로젝트의 ‘괜찮아’ 듣고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에도 중앙마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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