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꼬마를 볼 수 없길 바라며 - 중대신문
최종편집 : 2017.9.19 화 17:19
여론/칼럼수첩을 열며
노란 꼬마를 볼 수 없길 바라며
김다혜 기자  |  rlaekgo09@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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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0  20: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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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 전에 팔린 종이신문에는 한 꼬마가 등장했었다. 노란색 잠옷을 입은 꼬마는 종이신문 곳곳에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종이신문이라는 매체를 대중화시키려 했던 신문사 사장들은 장난스럽게 생긴 노란 꼬마로 독자들을 유인했다.
 
  당시 노란 꼬마가 출연하는 종이신문에는 귀족들의 뒷얘기, 출처를 알 수 없는 뉴스, 선정적인 헤드라인으로 가득했다. 그 종이신문을 찍어내는 사장은 ‘선정적인 신문이 고귀한 사회적 목표에 봉사할 수 있다’며 귀족들의 뒷얘기나 살인사건, 스캔들 등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가치가 없는 내용의 뉴스들로 지면을 채웠다. 물론 그럴수록 독자들은 쑥쑥 늘어났고 종이신문은 대중매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오늘, 다시 노란 꼬마가 불쑥 불쑥 나타나려고 한다. 노란 꼬마가 활개를 치는 곳은 더 이상 종이신문이 아니다. 종이신문을 벗어나 이 곳 저 곳에서 개구진 얼굴로 사람들을 모으려 한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진작 종이신문의 몰락을 인정했고, ‘0시 뉴스’를 챙겨보는 시청자들도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언론이 눈을 돌린 곳은 ‘SNS’였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80%를 넘겼고 SNS이용률도 전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해 국내 하루 1회 이상 접속자 수가 1천만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뉴미디어’를 주창하며 기성언론은 페이스북에 언론사 계정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반인 TV나 종이신문에 나오는 뉴스를 그대로 퍼 나르는 것에 멈추지 않았다. 슥슥 넘기면서 읽는 카드뉴스를 만들어 냈고, 3분 카레보다 빨리 볼 수 있는 영상뉴스를 만들었다. 게다가 소위 말하는 ‘드립’까지 더해졌다.
 
  이런 기성언론의 기운에 온 우주가 도왔는지 그들의 페이지 구독자 수는 쑥쑥 늘어났다. 우리는 이런 뉴스를 원했던 걸까. 그동안 어렵고 지루했던 뉴스가 드립과 ‘짤’이 더해지니 이제 친숙하게 느껴지는 걸까. 기성언론이 막무가내로 드립을 쓸수록 댓글창에는 ‘ㅋㅋㅋ’가 넘쳐나고 게시글의 좋아요는 올라가고 있다.
 
  그들이 페이스북에서 보여주는 뉴스는 TV나 종이신문에서 다루는 뉴스와 다르다. 그들의 논조가 없다. 그렇다고 팩트만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것을 드립과 짤로 포장하는 것뿐이다. 가벼워진 뉴스, 제목만 강조된 뉴스, 드립이 난무하는 뉴스들은 과연 그들이 보도하고 싶은 뉴스가 맞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뉴스의 소비방식은 사회변화에 따라 변화될 수 있고, 변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널리즘을 실현해야 하는 언론이 그 본질을 지우면서까지 변화해야 할까. 보여줘야 할 뉴스, 사람들이 꼭 알아야할 뉴스를 보도해야 한다. 무의미한 귀여운 동물 영상이나 벚꽃 사진들을 언론이 나서서 보여줄 필요는 없다. 100여년 전에 등장했던 노란색 잠옷을 입은 꼬마는 잠에서 깨지 말고 그저 꿈나라로 떠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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