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학생 자치 축소돼
  • 이효석 기자
  • 승인 2016.04.04 1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 자치와 여성들①
정치 참여는 민주주의 실현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다원적 이익들이 표출되는 현대 사회에서 개별적인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간다. 지난 2014년 서울캠 총여학생회(총여)가 폐지된 후 2년이 지났다. 총여의 부재 속 지난 5년간(2012~2016) 총학생회(총학)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대변하고 있을까. 지난 5년간 학생 자치의 여성 참여 현황을 짚어봤다.
 
  최근 선거, 여성 위한 공약 부족해
  가장 최근에 이뤄진 ‘제58대 총학생회 재선거(재선거)’에 출마한 각 선본이 제시한 공약 중 여성들을 위한 공약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재선거 당시 기호 1번으로 출마한 ‘응답하는’ 선거운동본부(선본)는 각 분야를 합해 총 33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 중 여학생들을 위한 공약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여자휴게실 정비 및 남자휴게실 시범운영’과 ‘몰래카메라 전수조사 시행’으로 두 가지다. 남성들을 위한 공약인 ‘예비군 용품 대여 사업’을 포함해 남녀 공약을 구분해 비교해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을 위한 공약은 1개 더 많았다.

  최근 선거에서 각 선본이 제시한 여성을 위한 공약들은 편의를 위한 사업이다. 지난 1일 당선이 확정된 서울캠 박상익 총학생회장(공공인재학부 4)은 후보자 시절 제시한 공약이 별도로 여성을 위해 만든 공약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총여의 부재에 따른 여성들을 위한 공약이라기보다는 여성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박상익 총학생회장은 “스스로 남성이다 보니 여성들의 불편사항을 후보자 시절 확실히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총학 구성이 끝나면 여성들이 포함된 집행부와 논의해 여성 관련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재선거에 출마했던 기호 2번 ‘뭐든지’ 선본 역시 총 44개의 공약 중 응답하는 선본의 ‘몰래카메라 전수조사 시행’과 유사한 ‘몰카 방지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여성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 재선거에서 양 선본이 몰래카메라 관련 공약을 제시했던 이유는 지난해 7월 타대에서 여학생들의 신체를 몰래 찍거나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무산된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함께바꿈’ 선본으로 출마했을 때엔 ‘남녀휴게실 신설’이란 1개의 여성 공약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총학이 제시한 여성을 위한 공약은 미비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캠 제57대 ‘ON-AIR’ 총학이 선거 당시 제시한 26개의 공약 중 여성을 위한 공약은 없었다. 지난 2014년 제56대 ‘마스터키’ 총학의 경우 17개의 공약 중 1개의 공약이 여성을 위한 공약이었다. 당시 공약은 ‘여성용품 할인 혜택 확대’였다.

  여성의 의사, 제대로 반영되고 있나
  양캠 총학 의결 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구성원의 여성 비율은 남성 비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학생 자치 영역에서 여성들의 참여는 학생회장 직보다는 의결권의 직접적인 행사가 어려운 부학생회장 직으로 집중돼있다.

  ‘서울캠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총학의 최고 운영기구인 서울캠 중운위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학생 대표자는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단대 학생회장 ▲동아리연합회장이다. 단대 부학생회장의 경우 단대 학생회장과 동등한 지위를 갖지만 의결권은 단대별로 1표만 행사할 수 있다. ‘안성캠 총학생회 회칙’도 이와 유사하다.

  학생 자치의 영역에서 여성들의 의사가 반영될 기회는 남성의 기회보다 크게 부족했다. 올해 서울캠 중운위 구성원 중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는 여성은 2명이다. 지난 2014년 서울캠 중운위도 자연대 학생회장을 제외하고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단대별 학생회장·동아리연합회장이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 2013년 서울캠 중운위 구성 비율은 남녀 간의 격차가 지난 5년간 가장 컸다. 예술대·경영경제대 부학생회장을 제외한 모든 중운위 구성원이 남성으로 이뤄진 것이다.

  올해를 포함한 지난 5년간(2012~2016년) 서울캠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으로 여성이 선출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또한 단대 선거에서는 학생회장보다는 부학생회장으로 여성이 선출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올해 서울캠 중운위를 구성하고 있는 11개 단대 부학생회장 직은 5명의 여성이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On-Air 총학도 동연을 포함한 단대 학생회장 선거에서 여성은 선출되지 않았다. 단대별 여성 부학생회장은 총 6명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