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진 신임 대학평의원회 의장 인터뷰

 

“학내 여론이 형성돼야
대학평의원회에도 힘이 실린다”

 

“전국의 대학평의원회가
모이는 기구를 만들겠다”

 

지난달 28일 ‘산학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의 추진 중 의견수렴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심의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가 열렸다. 교육부가 PRIME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며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의견서를 첨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방학 때 대학평의원회는 ‘2015 회계연도 추가경정 자금예산(안) 및 2016 회계연도 본예산(안)’을 자문하며 중앙대의 부채 현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학평의원회는 대학운영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제6기 대학평의원회 의장으로 선출돼 앞으로 2년간 대학평의원회를 이끌어나갈 심형진 의장(의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대학평의원회 의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한다. 소감을 듣고 싶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수 ▲학생 ▲직원 ▲동문 등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대표가 모여 대학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 기구입니다. 그런 기구의 의장을 맡은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운영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올려 중앙대의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대학평의원회가 어떤 기구인지 모르는 구성원이 많다. 대학평의원회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대학평의원회는 지난 2005년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법률안을 발의해 2006년에 도입됐습니다. 당시엔 여러 사립대에서 사학비리 논란이 불거지던 시기입니다. 법인이 마음대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횡령하고 유용했던 것이죠. 많은 사립대에서 법인의 힘이 강했지만 이를 제재할 학내 구성원의 힘은 약했습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라는 학내 법정기구를 만들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예산, 대학의 발전 등에 대해 심의하게 한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운영에 대해 대학평의원회의 심의를 꼭 거치도록 하고 있어 대학평의원회의 영향력은 작지 않습니다. 이번 PRIME 사업 같은 경우에도 사업 계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하며 대학평의원회의 심의의견서를 첨부하도록 했습니다.”
 
  -의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를 알고 싶다.
  “대학평의원회의 의장이 된다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대학본부에 좀 더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출마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있었던 ‘학부 학사구조개편’과 이번 ‘산학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에 관한 논란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교수들은 젊은 교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젊은 교수들은 대부분 아직 정년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대학본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수가 대학본부에 당당하게 의견을 표출하는데 아무래도 자유롭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대 내에서도 원로교수 축에 속하고 여러 학회의 회장을 맡아 왔기 때문에 대학본부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의장에 나섰습니다.”

  -의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의장은 말 그대로 대학평의원회의 회의를 주관하는 역할입니다. 대학평의원회에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이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일부 오피니언 리더에 의해 회의의 방향이 치우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의장은 여러 주체의 의견을 조율하고 최대한 모든 평의원들이 회의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학평의원회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일단 대학평의원회에 참여하는 평의원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대학평의원회엔 서울·안성캠 총학생회장과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평의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장에게 각 학문단위의 의견을 모아 전달한다면 총학생회장이 대학평의원회에 해당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단대별로 교수 평의원이 있으므로 소속 단대에 있는 교수 평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해도 될 것입니다.”
 
  -대학평의원회에는 교수, 직원 등이 참여하기 때문에 학생 평의원의 목소리가 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대학평의원회에서 최대한 모든 평의원들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 평의원이 의견을 내지 않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교수와 직원들은 학생들의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PRIME 사업과 관련해 지난달 28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도 학생 평의원들이 각 캠퍼스의 의견을 열심히 개진했습니다.
 
  -대학평의원회는 심의 및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대학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효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학평의원회는 이사회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7조에 따르면 이사회에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개방이사가 참여할 수 있으며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는 대학평의원회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심의 및 자문을 넘어서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학내 여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사안에 대해 여론을 형성해줘야 대학평의원회의 의견을 개방이사에게 전달하고 이를 이사회에서 개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평의원회는 대학본부의 심의 요청이 없더라도 평의원 중 3분의 1이 개회를 요구한다면 자체적으로 회의를 개최할 수 있습니다. 중대한 사안이나 학내 구성원의 여론이 모인 사안에 대해선 자율적으로 심의하고 심의 결과를 대학본부에 알려 시정을 권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평의원회은 학내 구성원들의 대표로 이뤄져 있으므로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민주주의적인 절차를 거쳐 조성된 여론이 있다면 대학평의원회도 여론을 통해 알게 된 의견들을 대학본부에 전달하고 또한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 당당하게 시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여론이 잘 형성되고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한다면 대학평의원회가 더욱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대학평의원회 제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국의 대학평의원회들이 모여 각 대학평의원회의 현실을 논하고 대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전국에 있는 대학평의원회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기구가 없습니다. 각 지역 및 전국의 대학평의원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교육부나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 것입니다. 만약 전국에 있는 대학평의원회를 모을 수 있는 기구가 생긴다면 교육부 등에도 전국 대학평의원회의 단일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기 동안 대학평의원회를 어떻게 이끌고 싶은지.
  “저는 A,C,E 이 세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대학평의원회를 이끌겠습니다. 첫 번째는 Academia입니다. 대학의 기본은 학문입니다. 중앙대의 학문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를 항상 염두에 두겠습니다. 두 번째 가치는 Communication입니다. 대학평의원회에는 여러 주체의 대표들이 모여 있어 의견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장으로서 각기 다른 의견의 연결점으로 찾도록 평의원들을 소통시키고 대학평의원회의 종합적인 의견을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은 Evolution입니다. 급변하는 현실에서 변화하지 않고 변화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입니다. 대학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만을 위한 변화는 옳지 않습니다. 단기적인 변화가 곧 진화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대학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앞으로 저는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항상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중앙대의 진화를 고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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