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다 혼자가 편한 이유
  • 승혜경 기자
  • 승인 2016.04.03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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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프리뷰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한 연예인이 혼자 패밀리레스토랑에 간 모습이 방영됐다. 여럿이 함께 온 사람들 틈에서 여유롭게 혼자 식사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방송뿐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언제부턴가 집단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생활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나 홀로 문화’와 혼자서 여가 및 취미 생활을 즐기는 ‘나 홀로 라운징’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봤다.
 
  그 시작은 어디에
  우리 사회는 예부터 집단주의적인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농경사회와 산업혁명의 과정을 거쳐 현대 시대에 도래하고 난 후 공동체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우리는 언제부터 혼자 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김홍중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나 홀로 문화의 확산이 현대 사회의 개인주의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개인주의의 근원을 19세기 근대화에서 찾았다.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며 생산의 과정에서 생긴 계급의 대립으로 개인주의가 생활의 원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개인주의 자체는 굉장히 오래된 셈이죠. 하지만 이렇게 문화로 자리 잡을 정도로 개인주의가 뚜렷해진 것은 20세기 후반 이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혼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혼자를 외톨이라고 바라보던 시선들은 사라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여가를 즐기는 것을 지칭하는 나 홀로 라운징이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 잡았다. 허성호 강사(심리학과)는 나 홀로 라운징을 즐기게 된 원인으로 혼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꼽았다. “현대 시대에 들어 혼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수준이 비교적 높아졌습니다. 과거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져 개개인의 독립성이 증가하고 자유로워졌기 때문이죠.”
 
  혼자가 더 익숙한 세상
  남들의 시선은 중요치 않아
 
  외톨이가 아니야
  데이트 코스라면 빠지지 않는 영화관에서 언제부터인가 1인 관객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CGV 리서치센터의 「2015년 영화시장 결산」 조사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1인 티켓 비중이 10%대를 넘어섰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홀로 앉아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는 환경에서 책을 읽고 간단한 취미생활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친구와 옷을 맞춰 입고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SNS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혼자서 ‘내일로’ 여행이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여행과 같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더 익숙한 여가나 취미생활들을 홀로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허성호 강사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은 나만의 기억이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다수의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이 아닌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쌓은 경험은 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그 기억들이 모여 자신을 모습을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나 홀로 라운징은 경제에도 영향을 끼친다. ‘나홀로족’은 가족 부양의 부담이 없어 본인을 위해 소비하기 때문에 소비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정희 교수(경제학부)는 1인 가구 소비자들을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홀로 라운징 문화로 인해 1인 가구를 겨냥한 마케팅이 증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보다 일찍이 나 홀로 문화가 자리 잡았던 일본이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을 살려 편의점 사업을 발달시킨 것처럼 말이죠.”
 
  정말 좋기만 할까?
  나 홀로 라운징 문화가 지속되다 보면 개인의 독립성이 증대될 수 있다. 사회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허성호 강사는 혼자 하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것이 사회성의 부족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지나친 독립성으로 인해 사회적인 상실감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개개인의 독립성이 커지면 오히려 사회성을 돈독하게 하는 의존성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사회에서 없어져도 사회는 잘 돌아간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사회에서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기능한다는 점을 증명할 기회가 없어지게 됩니다.”
 
  또한 그는 20대는 성인기의 초기로 친밀감을 쌓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발달은 성인기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성인기의 초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죠. 20대 청년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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