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이 되어버린 우리의 시간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6.03.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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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생에 시련의 순간을 주제로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2부 계속 이어갑니다. 여러분은 연인과 헤어질 때 ‘우리 이제 그냥 친구로 지내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 동백꽃님은 4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로부터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하는데요. 여자선비님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4년 동안 사귀었으면 가족 같은 느낌의 연인일 것 같아요.
  “맞아요. 가족 같은 여자친구라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웃음)”
 
  -정말 그 이유로 헤어지자고 한 건가요.
  “사실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전 행복하게 연애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그 친구는 서서히 애정이 식었나 봐요.”
 
  -꽤 오랫동안 함께 한 사이 아닌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생이 되고 6개월을 더 만났죠.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온통 그 친구와 함께한 순간들뿐이에요.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도 체육대회에서 짝 축구를 할 때도 늘 함께였어요. 부모님들도 자식처럼 대해주셨죠.”
 
  -남자분이 대학생이 되고 변한 건가요.
  “제 생각은 그래요. 그전에 사귈 때는 저한테 정말 잘해 주었거든요. 누가 봐도 제가 넘치는 사랑을 받는 입장이었죠. 조금이라도 아프면 바로 약을 사서 집 앞까지 찾아오고…. 하지만 서로 다른 대학교에 가고 난 뒤 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좋아하게 된 여자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아마 저는 그 친구에게 그냥 오래되고 편한 친구였겠죠.”
 
  -어떻게 한순간에 헤어지게 된 건가요.
  “어느 순간부터 만날 때마다 우리가 이젠 너무 편한 사이가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나한테 마음이 떠났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저를 대하는 태도도 예전 같지 않았죠.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만났는데 ‘이젠 진짜 아닌 것 같다’며 갑자기 말하더라고요.”
 
  -많이 당황했겠어요.
  “그때는 대답할 생각조차 못 했어요. 정말 평소와 같이 아무렇지 않게 데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카페에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는데 당황스러워서 슬퍼할 여유도 없었죠. 멍하니 아무런 말도 못 한 채 그 말을 듣자마자 그냥 그 자리를 나왔어요.”
 
  -왜 아무 말도 없이 나온 건가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 친구는 이미 저에 대한 마음이 떠났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거든요. 더 말하면 스스로 비참해질 것 같아서 애써 쿨한 척했던 것뿐이에요.”
 
  -그렇게 끝내기엔 오랫동안 함께한 사이지 않나요.
  “맞아요.(웃음) 사실 나오자마자 그 친구가 보이지 않는 곳부터 집에 가는 내내 펑펑 울었어요. 집에 도착해서 내내 통곡했죠.”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든 감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 날 이후로 방에서 나오지 않고 누가 봐도 실연당한 여자처럼 지냈어요.(웃음) 사진을 보며 홀로 4년 동안 함께한 순간을 회상하고 같이 맞춘 커플링도 껴보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울기만 했죠. 그때 살이 5kg나 빠졌다니까요.”
 
  -이후로 연락해볼 생각은 안 했나요.
  “술김에 한 번 해본 적은 있어요. 쿨하지 못하게….(웃음) 전화를 걸어 ‘우리 친구로서 만날 수 있을까’ 라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헤어지자 할 때는 말 한마디 없더니 이제 와서 친구가 되자는 건 뭐니’라고 차갑게 말하더라고요.”
 
  -많이 상처받았겠어요.
  “충격이었어요.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사람 바뀌는 게 진짜 한순간이구나’ 싶더라고요. 저 스스로 더 비참하게 느껴졌죠.”
 
  -지금도 여전히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한동안 미련이 남아서 미칠 듯이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사랑에 관한 책도 읽다가 그 이후로 책 읽는 재미에도 빠졌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좁게 생각했구나’ 싶더라고요. 이젠 그 친구와 사귄 순간을 생각하면 ‘그런 때도 있었지’ 싶어요. 사귀는 동안 못해본 것들을 하면서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죠.”
 
  동백꽃님 현재 즐길 수 있는 것을 실컷 즐기며 오랫동안 함께한 순간의 좋은 기억만 간직한 채 지금처럼 늘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언젠간 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동백꽃님의 신청곡 제이의 ‘어제처럼’ 들으며 ‘어느 날 중앙마루에서’ 마무리할게요. 다음주에도 중앙마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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