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면 눈물 없인 부를 수 없는 그날이 돌아온다.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잊히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 유가족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고 박성호 군이 2년 뒤의 자신에게 쓴 2년 전 편지가 공개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가톨릭 사제를 꿈꾸던 평범한 한 소년의 편지는 ‘세월호 사건’이 304명의 목숨뿐만 아니라 그들의 꿈과 그들을 아는 이들의 평화마저도 앗아갔음을 다시 일깨웠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박성호 군과 같은 학년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2년이나 지났지만 세월호의 인양도 진상 규명도 요원하다. 유가족들은 지쳐가고 사람들은 ‘세월호’를 입에 올리는 것을 점점 꺼려하고 있다. 기억은 이제 문학의 몫으로 남겨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시집이 『엄마. 나야.』 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아이들의 생일을 맞아 아이들의 육성을 시인이 받아 적는 형식으로 쓴 생일시 모음 시집 『엄마. 나야.』 가 지난해 말 출간되었다. “엄마. 나야.”, 그리움을 다해 부르며 남은 가족을 걱정하고 “나의 16년 5개월이 되어주어서”(「바람과 구름과 빛과 호연이와」) 고맙다고 못다 한 말을 전하는 시집이다. 희생된 아이들과 남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생일시 모음 시집 『엄마. 나야.』 는 문학이 때론 치유와 구원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운 목소리로 ○○이가 말하고, 시인 ○○○가 받아 적다.’라는 말이 시 뒤에 나올 뿐 목차에도 아이들의 이름만 들어 있는 이 시집의 형식과 시의 갈피갈피에서는 아이들을 기억하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시인들의 섬세한 마음결이 느껴진다. 2년 전 4월을 잊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잊는 일임을 이 시집은 조용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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