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중앙인들의 보금자리가 돼주는 309관(2차기숙사)의 전경
 
  지방에서 올라온 신입생이라면 한 번쯤 생활관에서의 일상을 고대해보지 않았을까. 중앙대 서울캠에는 지난해 신축한 309관(2차 기숙사)부터 308관(블루미르홀) 등을 포함해 총 4 동의 생활관을 갖추고 있다. 깨끗한 환경과 함께 생활관의 가장 큰 특권을 꼽자면 접근성일 것이다. 오전 수업을 듣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통학생들은 관생을 부러워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관생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그들의 다사다난한 생활관에서의 일상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편리함을 넘어
  헬스장, 세탁실, 휴게실은 물론 자습실까지 갖춘 생활관. 많은 학생이 관생들을 부러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편의 시설들이다. 하지만 관생들은 생활관의 시설보다도 그곳에서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에 대해 더욱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한 학기 동안 넓지 않은 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룸메이트에 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장원석 학생(경영학부 3)은 2학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3학기째 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군 제대 후에 바로 생활관에 입관하다 보니까 공동생활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룸메이트에 대한 우려는 있었죠. 한 학기를 한 방에서 생활해야 하니까요.” 그의 걱정은 룸메이트를 만나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그의 룸메이트는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이었다. 그보다 형이었던 룸메이트도 군대를 전역하고 바로 생활관에 입관한 것이었다. 룸메이트는 그에게 같이 규칙을 정하자고 했고 이런 규칙들은 그들이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한다. 그는 그다음 학기부터 전 룸메이트와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여러 규칙을 만들어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에게 룸메이트는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이자, 좋은 친구였고, 선생님과도 같은 존재였다.

  김선희 학생(사회학과 2)도 룸메이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총 3명의 룸메이트를 만났다. 그중 지난해 2학기 룸메이트였던 예술대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생활관에서 같이 영화도 보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한 학기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예술대 학생이다 보니 저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재밌었고 또 배울 점도 많았어요.”

생활관에서 지내다 보면 다른 곳에서는 겪지 못할 특별한 경험도 많다. 생활관 친구들과 함께 휴게실에서 공부하기도 하고 통금시간이 지난 생활관에 몰래 들어가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김선희 학생은 시험 기간 에 있던 개방된 강의실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생활관에서는 시험 기간이 되면 강의실을 개방해줘요. 저도 그곳을 애용하는 편이죠. 다 같이 한 방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모습은 마치 수능을 앞둔 고3 교실을 보는 것 같아 신기했어요.”
 
  알면서도 불편한 것들
  생활관이라서 벌어졌던 불편함도 있었다. 중앙대 학생만을 위한 생활관이기에 관생들의 생활방식이 엇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관생들은 마련된 시설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장원석 학생도 그런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수업이 끝난 저녁에 세탁을 많이 하다 보니 그때만 되면 남는 세탁기가 없어요. 다 같은 생각을 해서 그런가 봐요. 아침에 큐브에 몰리는 관생들도 그런 맥락인 것 같아요.”

  정재은 학생(경제학부 2)도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면서 겪은 불편함에 대해 말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남자분들이 올라오시는데, 하루는 제 방에 들어오신 적이 있어요. 보통 방에 들어올 때는 몇 주 전에 미리 공지해줬는데 그 날은 그렇지 않았죠. 이해는 하지만 당시에 자고 있었던 터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학교에서 산다는 것은 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룸메이트와 만든 추억도 생활관 관생이기에 겪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블루미르홀이라는 이름과 같이 꿈을 향해 날아오르는 학생들이 모여 만들어낸 경험은 충분히 청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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