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 학생회비 35~55만원
“단대 특성상 다소 높게 측정돼”

모든 전공, 사용내역 공개하고 있어
회칙에 산정기준은 대부분 없다
 
 
새 학기가 시작됐다. 각 전공별 학생회는 새학기를 맞아 앞으로의 1년을 준비 중이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은 한해 예산안을 편성하고 이에 따라 학생회비를 징수하는 일이다. 중대신문은 중앙대 내 78개 전공 중 62개 전공(취재불응, 학생회비 미징수 전공 제외)을 대상으로 학생회비 현황을 조사했다.
 
  전공별 학생회비 금액 최대 45만원 차이나= 취재결과 전공별로 걷는 학생회비의 금액은 10만원부터 55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현재 학생회비가 가장 낮은 단대로는 ▲자연대 ▲공대 ▲창의ICT공대 등으로 해당 단대 소속 대부분의 전공은 12만원에서 16만원 사이의 금액을 징수하고 있다. 인문대, 사과대는 10만원에서 19만5천원 사이, 생공대와 사범대가 20만원에서 25만원 사이의 금액을 올해 학생회비로 산정했다.
 
  예술대에 속한 전공에서 징수한 학생회비는 4년 치 기준 최저 35만원(작곡전공)에서 최고 55만원(연극전공)으로 다른 단대에 비해 10만원에서 30만원가량 높았다. 이에 대해 예술대 소속 학생회장들은 예술대가 가진 특성에 의해 높은 학생회비가 산정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회비가 개강 실기고사, 과제전 등 예술대만의 특정 행사 진행비로 사용되며 시설 관리·운용비의 일부분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극전공 윤성우 학생회장(4학년)은 “대학본부에서 지원받는 금액만으로는 공연비용을 모두 충당하기 힘들어 학생회비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간연출전공 김은혜 학생회장(3학년) 역시 “무대 설치, 폐기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들을 학생회비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대를 제외한 다른 단대 소속 전공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14만원의 학생회비를 징수하고 있다. 가장 낮은 금액인 10만원의 학생회비를 걷고 있는 전공은 ▲영어영문학과 ▲약학부 ▲간호학과이다. 영어영문학과 정웅태 학생회장(3학년)은 “평소 학생 비품을 절약해 사용하도록 강조하고 있으며 학생회 회식비도 개인 돈을 걷어서 쓴다”며 “‘영문인의 밤’ 등 특정 행사를 제외하곤 행사비를 따로 걷어 다른 전공에 비해 적은 금액의 학생회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회비 납부·운영 방식에도 차이 있어= 학생회비 납부 방식에 대해서도 각 전공마다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전공은 4년치 학생회비를 한 번에 납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학생회비 징수와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이송주 학생회장(3학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회비를 걷는 게 쉽지 않다”며 “대부분의 학과 행사가 1학년 학생들을 위주로 진행되는 점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대의 경우 매 학기당 2만원, 체대는 매년 5만원의 학생회비를 징수하고 있다. 의대 이현석 학생회장(의학부 5)은 “의학부의 특성상 학생들이 유급을 하거나 편입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회비를 매년 징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대 이창준 학생회장(생활레저·스포츠전공 4)은 “신입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년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회비를 전공별로 운영하지 않고 단대 혹은 학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생공대는 단대차원에서 직접 학생회비를 징수한 뒤 전공별로 학생회비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또한 디자인학부의 경우 공예전공·시각디자인전공·산업디자인전공이, 실내환경디자인·패션디자인전공이 학생회비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체대 역시 학생회비를 일괄적으로 징수해 각 전공에 분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공정한 학생회비 운영을 위한 장치는= 학생회비를 투명하게 사용하기 위해 각 전공에서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취재를 진행한 62개 전공은 모두 학생총회를 이용하거나 수시로 학생회비 사용내역 및 영수증을 공개하고 있다(일부 전공에서는 원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에만 영수증 공개).
 
  예술대 측은 다른 단대에 비해 높은 학생회비 금액을 징수하는 만큼 투명한 학생회비 운용을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연극전공과 무용전공을 비롯한 일부 전공에서는 학생회비를 사용하기 전 교수들의 확인절차를 거친다. 또한 서양화전공 김덕균 학생회장(3학년)은 “학생회비가 어떤 용도로 얼마의 금액이 사용되는지를 명시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공예·시각디자인·산업디자인 전공 역시 행사마다 산정된 금액을 회칙에 명시하고 있으며 사진전공, 무용전공 등에서는 학생회비 징수 전 예산편성내용을 사전에 공지하고 있다.
 
  일부 전공에서는 추가적인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정보공개 외의 방안을 시행하고 있기도 했다. 중국어문학전공은 회계의 투명성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외부에 회계감사를 요청하고 있다. 서양화전공 등 일부 전공에서는 학생회장이 아닌 회계담당 학생을 선임해 학생회비 관리를 일임하고 있다.
 
  학생회비 산정기준, 회칙에 명시되지 않은 곳 많아= 한편 대부분의 전공에서는 ‘학생회비 산정기준’을 회칙에 명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를 진행한 전공 중 구체적인 산정기준을 회칙에 명시해둔 전공은 ▲수학과 ▲공예·시각·산업디자인 전공 ▲조소전공 단 3곳에 불과했다. 조소전공 김규리 학생회장(3학년)은 “엠티, 대동제, 과제전 등 전공에서 진행되는 행사의 지원금액이 회칙에 정확히 명시돼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악전공과 생공대의 경우 학생회비 금액이 회칙에 명시돼 있으며 일부 전공의 경우 학생회비 관리에 관한 항목만 회칙에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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